SK가스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판매 위주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낸다. 석탄화력·가스화학 사업과 더불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며 종합에너지 기업으로의 위상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자회사인 SK D&D를 통해 300㎿ 내외 육·해상 풍력단지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원자력발전소 1기 용량이 1000㎿인 것을 감안하면 풍력발전으로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SK D&D는 제주도 표선과 경북 울진에서 각각 육·해상 풍력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표선 사업은 해상위에 200㎿ 규모 풍력단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2017년 착공을 위해 현재 인·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울진 풍력은 60㎿ 규모 단지를 육상에 건설하는 사업으로 새해 인·허가를 마치고 2016년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SK D&D는 현재 제주도 가시리에서 상업 발전에 들어간 30㎿ 규모 육상 풍력단지와 영암 등 후보지역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당장 300㎿ 규모 이상의 풍력단지를 보유하게 된다.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사실상 국내 최대 풍력발전 사업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풍력발전을 통해 발급받는 신재생공급인증서(REC)를 한전 발전 자회사 및 SK가스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SK가스의 석탄화력발전소가 본격 가동되면 신재생공급의무화제도(RPS) 대상이 될 수 있어 사전 대비 성격도 짙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 확대로 기존 LPG 수입·판매 중심의 사업 구조도 한층 다양해졌다. SK가스는 지난 2013년 매출 6조6722억원, 영업이익 1234억원을 각각 올렸다. LPG 수입·판매가 영업이익에서 사실상 큰 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석탄화력, 가스화학, 신재생 분야 투자를 확대하며 본격적인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다.
경남 고성군과 충남 당진에서 추진 중인 2100㎿, 1160㎿ 규모 석탄 화력발전소가 각각 2018년, 2021년 준공되고 LPG를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PDH(프로판 탈수소화 공정) 공장은 2016년 들어선다. 총 공사비가 8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다.
사업이 궤도에 올라서면 SK가스는 LPG 수입·판매 사업을 중심으로 석탄발전, 가스화학, 신재생에너지라는 확실한 사업 영역을 구축하게 된다.
SK가스 관계자는 “국내 LPG시장이 점차 축소되면서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한 매출 신장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가 됐다”면서 “석탄·LPG·신재생에너지 모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