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노동시장 개혁’을 새해 최우선 경제과제로 제시했다. 22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밝힌 노동분야 구조개혁의 핵심은 ‘정규직 과보호 해소’로 요약된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는 투 트랙이 골자다. 실제 노동현장에서 보이지 않은 차별과 갈등이 만연하지 않는가.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은 심화된 게 현실이다. 여기에 기성세대와 일자리를 구하려는 청년세대 간 밥그릇 싸움 양상도 보인다.
노동시장 개혁은 정부도 인정하듯이 지난한 과제다. 최경환 총리 역시 산고에 산고를 거듭해야 하는 과제로 꼽았다. 정부가 추진한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다. 경영자와 노동자간 대화와 타협이 우선돼야 한다. 노동계 반발도 변수다.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청년 일자리 공급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정부 논리는 일견 설득력이 있다.
문제는 시기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내수 경기 활성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과 남미 중국의 경기 둔화 움직임도 국내 기업들에게 악재다. 정부 역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0%에서 3.8%로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시장 개혁 드라이브는 자칫 대량해고에 따른 노사갈등을 격화시키고, 나아가 실업률 증가로 소비 위축 및 경기 침체를 가중시킬 수 있다. 정부도 내년 고용률은 66.2%, 실업률은 3.4%로 예상하지 않았나. 내년 취업자 수 역시 올해 53만명보다 다소 줄어든 45만명으로 내다봤다. 연체율이 높아질 경우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가계부채는 1000조를 넘어섰다.
노동시장 개혁 문제는 한국 경제체질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 개혁과정에서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가계부채 구조개선과 내수 경제 연착륙을 유도하면서 노동시장 체질도 개선할 황금비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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