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한정된 예산으로 전기차 구매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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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기차 민간 보급을 실시했던 지방자치단체들이 한정된 정부 예산에도 불구하고 보급 물량을 늘리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비 보조금(1500만원)을 1000만원으로 낮추기만 해도 30% 이상 지원금 혜택자를 늘릴 수 있지만 이 같은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최근 자체 예산을 조절해 지원 대상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7일 관련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제주·창원 등은 지방비 예산으로 전기차당 최대 800만~900만원까지 지원했던 보조금을 내려 보급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개별 지원금 규모는 줄지만 혜택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올해 전기차 민간 보급 경쟁률이 최소 3대 1을 넘어서면서 지원자 중 60% 이상이 전기차를 구매하지 못했다.

환경부는 내년에 788억원을 투입해 3000대의 전기차를 보급할 방침이다. 하지만 국비 보조금을 1000만원으로 내린다면 5000대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는 게 다수의 지자체 설명이다.

정부는 2009년부터 6년째 전기차당 1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규모다. 여기에 지자체별로 300만~900만원의 추가 보조금을 지원한다. 결국 국비와 지방비를 합치면 최대 2400만원에 달한다.

실제 미국과 유럽은 보조금이나 세제 감면 등 약 1000만원의 금전적 혜택을 전기차 전용도로나 주차장 등에 우선 부여하는 시장 참여형 지원책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프랑스·캐나다·싱가포르·네덜란드·노르웨이·덴마크 등은 저탄소차협력금제와 유사한 규제와 인센티브 정책으로 자율적인 시장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반면에 국내 보급정책은 금전적 지원이 전부다.

이에 지자체들은 개별 국비 지원금을 줄일 수 없다면 지방비를 축소해서라도 전기차 이용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시에서 전기차당 지원했던 보조금(500만원)을 300만원으로 낮추고 남은 예산으로 공공 충전인프라를 늘릴 방침이다. 창원시도 자체 추가 보조금을 300만원으로 낮추면서 보급수를 확대하기로 했다. 제주 역시 내년부터 자체 보조금(800만원)을 700만원 이하로 단계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지자제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고가라는 이유로 많은 보조금을 지원했지만 최근 소비자 인식이 개선돼 개별 보조금 규모를 줄인다 해도 크게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며 “지금 전기차 보조금을 1000만원으로 내린다면 구매자 수를 30% 이상 늘릴 수 있는데다 시민들 역시 이 같은 제도 개선을 바라는 층이 많다”고 강조했다.

<【표】주요 지자체별 전기차 보급 경쟁률 및 내년 계획>

【표】주요 지자체별 전기차 보급 경쟁률 및 내년 계획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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