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발사 경쟁 점화.. 반값 로켓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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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개발이 활발해지며 상업위성 발사를 둘러싼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비용을 절반으로 줄인 반값 로켓까지 등장을 예고한 상태다.

닛케이신문은 유럽 20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우주국(ESA)이 차세대 로켓 ‘아리안6’의 개발을 결정하며 현재 가격의 절반 수준에 내놓기로 했다고 4일 전했다. 아리안6는 오는 2020년 첫 발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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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1기 발사 비용 (단위: 억엔) (왼쪽부터) 스페이스 X -팔콘9 ESA -아리안5 -아리안6 미쓰비시중공업 -H2A -H3 (자료: 닛케이신문)

우주 로켓 발사 가격 경쟁은 지난해 미국 스페이스X가 약 6000만달러(약 670억원)로 ‘팔콘9’을 내놓으며 시작됐다. ESA의 현재 로켓 ‘아리안5’의 발사 비용은 1억3000만유로(약 1780억원)정도다. 탑재할 수 있는 무게에 차이가 있지만 팔콘9 가격이 크게 저렴하다.

스페이스X가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정부의 결정 덕분이다. 냉전 시대와 달리 우주개발에 막대한 예산 투입이 어려워지며 우주 사업의 일부를 민간 기업에 맡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화성이나 소행성 등 난이도가 높은 사업은 직접 하는 대신 저궤도 발사 등은 민간사업에 맡기고 있다.

ESA도 가격 절감을 위해 미국의 방식을 가져와 민간 기업과 손잡기로 결정했다. 유럽 항공 방위업체 에어버스 그룹과 엔진업체 프랑스 사프란은 위성발사 사업을 내년 1월부터 통합 운영한다. ESA에 영향력이 큰 프랑스 정부와도 협력해 설계에서 출시까지 일원화하고 비용절감과 개발기간 단축을 꾀한다는 목표다.

톰 엔더스 에어버스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아리안6의 개발 결정을 전하며 “유럽이 우주 야망을 실현하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도 오는 2020년 발사 예정인 신형 로켓 ‘H3’를 현재 로켓발사 비용인 100억엔(약 930억원) 수준에서 절반으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발사 가격과 함께 사업 수주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성공률을 놓고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성공률 1위는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다. ‘H2A’와 ‘H2B’ 모델을 포함해 96.6%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뒤를 이어 미국 보잉이 95.4%, ESA의 아리안이 95%다. 미국 스페이스X의 경우 성공률이 77.8%지만 팔콘9에 있어서는 13기 중 12기가 발사에 성공하며 높은 신뢰도를 쌓고 있다.

한편, 지난 10월 국제 우주 정거장 (ISS)에 물자 수송을 목적으로 발사된 미국 민간 우주선 화물선이 발사 직후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인 우주선이기에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문제점이 부각되며 민간 위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