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은 이사회가 결정한 주전산기의 IBM 메인프레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25일 윤종규 회장은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시점에서 KB국민은행의 주전산기는 IBM 메인프레임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된다”며 “안전성이나 관리, 가격 효율성을 따졌을 때 IBM을 최종 선택한 이사회 판단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임영록 전 회장과 국민은행 사외이사가 결정한 유닉스 전환 사업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는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IBM 제소도 취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문제의 발단이 된 사외이사 책임론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조직 봉합 고민보다는 금융당국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비판도 일부 내놨다. 윤 회장은 대대적인 조직 개혁방안과 이사회 거취, 구조조정 계획에는 입을 굳게 닫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은 대대적인 조직 개혁보다는 ‘조직 다지기’ 틀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었다.
취임 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임원 정리보다는 직원 생산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스마트금융 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스피드한 KB’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윤 회장은 “모바일 뱅킹의 등장으로 점포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며 “KB는 언제나 점포 통폐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객 만족과 수익성을 동시에 올릴 수 있는 점포 혁신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객군별 전문 점포 도입과 비대면 기반 스마트금융 채널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KB주전산기 갈등의 도화선이 된 지주 차원의 IT 거버넌스를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윤 회장은 “은행 비중이 높기 때문에 그룹 차원 IT 거버넌스 확립 필요성이 있다”며 “지주에 별도 CIO를 둔 것도 그룹계열사 간 IT 일관성을 가져가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LIG손해보험 인수에 관해서는 “인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강하게 가지고 있지만, 최종 승인권은 금융위원회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국에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경영기조와 관련해 “재임 기간인 3년 내 KB의 리딩뱅크 지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이를 실행하겠다”며 “KB금융 경영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은행장을 겸임해 임직원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