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생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Oneplus)’가 삼성전자의 중국 저가폰 시장 진출이 현지 제조사의 성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5일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 참가를 위해 방한한 리우 저호(영문명 피트 라우) 원플러스 대표는 “인터넷으로 새로운 기업이 큰 비용 투자 없이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인터넷 유통에 나선다면 영향을 받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창업한 원플러스는 올해 4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원(One)’을 출시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올해 판매량은 100만대에 육박한다. 인터넷 유통과 독자 운용체계(OS) 운영 등으로 샤오미를 잇는 샛별로 꼽힌다.
리우 대표는 삼성전자 저가 전략이 원플러스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 샤오미에 밀리며 위기에 빠진 삼성전자는 저가폰 강화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최상위 프리미엄폰 외에 중저가폰 갤럭시A 시리즈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제품 스펙과 가격을 낮춰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원플러스는 단순 저가가 아니라 최고 사양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제품 가격이 낮지만 기능은 낮지 않다는 자신감이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원동력은 인터넷 유통으로 원가를 낮췄기 때문이다. 리우 대표는 “삼성전자와 원플러스의 가장 큰 차이는 유통 방식”이라며 “삼성전자가 인터넷으로 유통을 하지 않는 이상 많은 업체에게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리우 대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과 삼성전자가 독점할 수 없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자인과 두께, 크기, 특화 성능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얼마든지 차별화가 가능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는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리우 대표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기술 전반이 모두 세계 최고인 기업”이라며 “원플러스는 전체보다는 특정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 기술과 제품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제품을 낮게 보는 인식이 있지만 원플러스가 해외 시장에서 이런 편견을 깨고 있다”며 “많은 중국 기업이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해외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진출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고 시장 상황을 살피는 중”이라며 “방한 기간 중 한국 통신사와도 만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