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술에 꿈같은 변화가 생길까. 보통 뇌수술이라고 하면 두개골에 드릴로 구멍을 내는 수술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개념 자체가 조만간 바뀔지도 모른다.

미국 벤더빌트 대학교( Vanderbilt University) 연구팀이 수술할 때 환자의 뺨을 통해 뇌의 정면에 위치한 방향으로 수술을 하는 새로운 로봇 디자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간질을 앓는 환자는 해마 일부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 로봇은 이런 치료를 위해 개발한 것이다. 머리가 아니라 뺨을 통하면 위화감이 들 수도 있지만 실제 수술 부위도 넓지 않아 환자가 회복에 필요한 시간도 훨씬 짧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 로봇을 제작하는 데에는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있다. 뇌의 상단이 아니라 뺨에서 해마에 접근하려면 길 자체가 길고 곧은 게 아니라 여러 기관으로 가로막혀 있기 때문. 따라서 연구팀은 여러 개로 이뤄진 두께 1.14mm짜리 형상기억합금 바늘을 따로 개발했다. 바늘과 압축공기를 이용해 천천히 환자의 몸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수술을 할 대에는 로봇과 환자가 함께 MRI에 들어가게 되면 MRI의 강한 자기장 탓에 금속 재질을 로봇에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3D프린터로 플라스틱을 이용해 로봇을 만들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제작비용도 크게 줄어들고 수리도 간단해졌다는 설명이다.
이 로봇은 현재 시험 단계를 거치고 있다. 실제 수술 현장에서 볼 날도 머지 않을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