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상파 방송사가 한국형 주문형비디오(VoD) 플랫폼 도입을 추진한다. 도입 방안이 확정되면 한국 방송 콘텐츠와 VoD 플랫폼 관련 솔루션 수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일본 지상파 방송사 아사히TV는 최근 서울에 구축한 연락사무소를 중심으로 한국 VoD 서비스 플랫폼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시장 조사에 착수했다.
이와타 준 아사히TV 서울연락사무소장은 “최근 수년간 DVD·BD 시장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NHK, 니혼TV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VoD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나서는 추세”라며 “구체적 내용·일정을 밝힐 수 없지만 한국 VoD 서비스 플랫폼이 지닌 강점을 일본 시장에 적용하기 위한 시장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아사히TV 서울연락사무소는 국내 지상파 3사의 콘텐츠 유통 전문 자회사와 접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 DVD·블루레이디스크(BD)를 중심으로 구축된 자국 방송 콘텐츠 유통시장의 무게중심이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지상파 방송사는 자국보다 한발 앞서 VoD 서비스를 대중화한 한국 시장을 벤치마킹해 향후 자체적 VoD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일본의 DVD·BD 시장 규모는 매년 하락세다. 일본영상소프트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6301억엔에 달했던 시장 규모는 2012년 4802억엔까지 떨어졌다.
반면에 VoD는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VoD 서비스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자국 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2012년 39.9%에서 지난해 53.5%로 증가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12년 988억엔에 불과했던 일본 VoD 시장 규모가 올해 1314억엔, 오는 2018년 1632억엔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일본)민영방송사연합체가 공동으로 VoD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VoD 서비스와 4K 초고화질(UHD) 방송을 먼저 시작한 한국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지상파 방송 업계는 향후 한류·일본 드라마를 중간 유통망 없이 다시보기 형태로 수출입하는 등 한국 업체와 다양한 협력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타 소장은 “각국 사업자가 VoD 시장에서 콘텐츠, 서비스 노하우 등을 교류·전수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VoD 시장 동향(단위 억엔) 자료:노무라종합연구소>
<일본 비디오 콘텐츠(DVD·BD) 시장 동향(단위 억엔) 자료:일본영상소프트협회>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