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아이폰 대란 때 큰 폭의 변동을 보였던 통신사별 번호이동 신규 순증·순감 추세가 서서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초기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단통법 초기 SK텔레콤과 KT는 기존보다 순감 폭이 줄었고 LG유플러스는 순증 폭이 줄었다. 업계는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지원금 차별 금지로 기변 위주 시장이 정착되고 있다며 대란 이후 다시 단통법이 연착륙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통신사별 일평균 번호이동 신규 순증 숫자는 SK텔레콤이 -73명, KT가 -138명, LG유플러스가 211명이었다. 아이폰 대란일인 이달 1일과 2일 각각 -499명, -1331명, 1829명까지 큰 차이로 벌어졌던 통신사별 순증 숫자는 3일부터 11일까지 일평균 각각 -319명, -581명, 900명으로 다시 10월 초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10월 통신사 전체 일평균 번호이동 신규 숫자가 9000개에서 11월엔 1만4069개로 증가했기 때문에 10월보다 11월 통신사별 순증(LG유플러스)·순감(SK텔레콤·KT) 숫자는 늘었다. 하지만 일평균 번호이동이 2만1904개에 달했던 9월 이전에 비하면 전체적인 통신사별 순증과 순감 폭은 크게 줄어들었다.
5:3:2 시장 구도에 따라 SK텔레콤과 KT는 매달 번호이동 순감 폭이 컸던 반면 LG유플러스는 순증 가입자가 많았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월 평균 순증은 -2만1193명, KT는 -3만4701명이었다. LG유플러스 순증은 5만3864명이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인 지난 10월 SK텔레콤과 KT는 약 -1000~-2000명, LG유플러스는 3000명가량으로 크게 달라져 희비가 엇갈렸다.
통신업계는 번호이동 신규와 기변 간 지원금 차등을 금지해 소비자 차별과 시장 가열을 막자는 단통법의 취지가 실효성을 거두기 시작한 방증으로 풀이했다. 불법 보조금이 줄어들고 ‘메뚜기족’을 차단해 과거와 같은 대규모 번호이동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 통신사 내 기기변경 위주로 가입자가 몰리고 있어 통신사별 신규 마케팅 프로그램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향후 단말 지원금이 올라가고 마케팅 전략이 다양해지면 통신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 번호이동 숫자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전체 번호이동 신규 숫자가 약 28명이었던데 반해 이번 달에는 11일에 이미 15만명을 넘어섰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체감 지원금이 줄어들어서 번호이동 신규 시장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과다 지원금 살포가 사라져 시장이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며 “통신사가 지원금이 아닌 서비스로 경쟁하려는 모습이 늘고 있다는 게 긍정적인 효과”라고 평가했다.
<단통법 이후 통신사별 일평균 번호이동 신규 가입자 변화(명) 자료:통신사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