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거래액 수천억원 규모의 불법 온라인게임 작업장을 적발하면서 우리나라 게임 산업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됐다.
국산 온라인게임이 조직화된 불법집단에 의해 공략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되면서 각종 규제로 에너지가 한 차례 꺾인 국내 게임산업이 또 다시 부정적 여론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작업장에 노출된 게임의 개발사와 아이템 중개 업체들이 책임 소지를 두고 비판에 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번 사건과 연관된 국내 게임들은 대부분 최소 5년 이상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가 가능한 온라인게임에 작업장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수년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운영된 온라인게임은 아이템 시세가 일정 수준 유지되기 때문에 작업장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기 온라인 게임의 경우 아이템이 수십만원을 호가할 정도여서 작업장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국산 온라인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이 월정액이 아닌 무료 서비스와 아이템 판매로 대부분 전환하면서 게임 작업장이 생길 여지도 점점 커지는 추세다.
게임 작업장은 일반인 명의를 도용해 계정을 만드는 일이 다반사여서 개인정보 유출 이슈도 함께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게임 아이템 거래 양성화와 게임업계의 선제적 노력이 동반돼야 ‘작업장 기승’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게임 아이템 거래는 2013년 시행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제도권 내 산업으로 편입된 바 있다.
김정태 게임인연대 대표(동양대 교수)는 “아이템 거래는 온라인게임과 필연적인 인과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부작용을 규제로 억누르다보면 지하로, 해외로 숨어들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과세 등 아이템 거래를 양성화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게임사와 중개업체 등 게임업계는 IP추적, 반복 판매 등 의심이 가는 부분을 보다 철저히 사전 단속해 작업장을 억눌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정부도 이를 빌미 삼아 규제 카드를 다시 꺼내기 보다는 업계와 함께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공론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온라인게임 작업장:대규모 PC와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해 게임 내 아이템을 얻고 이를 판매해 이득을 얻는 사업이나 사업장을 말한다. 온라인 게임 산업의 성장과 함께 2000년대 등장했다. 작업장 조직은 최근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중국 등지에 여전히 광범위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