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퍼블릭 디스플레이산업 육성 방침을 밝혔다. 퍼블릭 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을 활용한 공공정보 게시형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정부가 직접 디스플레이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공공정보 부문을 지목한 것이다.
퍼블릭 디스플레이는 정체 상태에 빠진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용되는 수량은 많지 않지만 대부분 전광판 등 초대형 제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 시장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인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퍼블릭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2012년 224만대에서 2016년 457만대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퍼블릭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 방법과 장소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편리한 시각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적용할 수 있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퍼블릭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3.7㎜ 비디오월을 개발하자, LG디스플레이는 3.5㎜ 두께 제품을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98인치 초고선명(UHD) 패널 생산을 시작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태양열이나 조명에도 흑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특수 LCD를 양산 중이다. 또 퍼블릭 디스플레이 시장을 겨냥한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도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적어도 수년간 퍼블릭 디스플레이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우리 정부도 세계 디스플레이시장 1위 자리를 퍼블릭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굳건히 유지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사용될 수 있는 여러 수요처를 새로 발굴하는 데 집중하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구체적으로, 전국 지하철 역사나 초등학교,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에 퍼블릭 디스플레이를 시범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LED 전광판이 제공하고 있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퍼블릭 디스플레이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전국 지자체, 교육부, 도로공사 등과 협의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시범사업을 통해 퍼블릭 디스플레이의 길을 터주겠다는 것이어서 업계의 기대도 크다. 퍼블릭 디스플레이 활성화를 위한 기술 지원 등 여러 재정적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정부의 이 같은 퍼블릭 디스플레이산업 지원정책을 두 손 들어 환영한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업계는 정부 지원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국민이 원하는 ‘똑똑하고 착한 시각정보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디스플레이 업계가 먼저 적극적으로 신성장동력을 찾아 나서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스스로 세계 제일의 제품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노력하는 한편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 지원만으로 산업 경쟁력 강화를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오는 11일부터 사흘간 선문대 아산캠퍼스에서는 지자체 단위 최대 디스플레이 행사인 ‘DVCE 2014(Display Valley Conference & Exhibition)’가 열린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생산의 절반, 또 전 세계 4분의 1을 도맡고 있는 충남에서 열리는 행사다. 디스플레이산업을 이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인공을 꿈꾸는 이들이 함께하는 축제기도 하다. 업계와 학계, 연구계, 또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창현 충남디스플레이산업기업협의회장 chpark@i-d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