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장비·부품 업계가 신사업 추진으로 수익 모델 다각화에 팔을 걷어 붙였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세트 업체의 단가인하 압력 등으로 인한 수익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비·소재부품 업체들이 의료장비, 사물인터넷(IoT), 홈네트워크 등 틈새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특히 장비 업체들은 기존 주력 산업군에서 벗어나 새로운 고객군을 타깃으로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열처리장비업체 AP시스템은 별도 제품 브랜드 ‘아이니어(i-near)’로 최근 집 밖에서도 스마트 폰을 이용해 가스밸브나 전등 스위치 등을 켜고 끌 수 있는 ‘홈링크’ 제품을 출시했다. 3년간 준비해온 신사업이다. 이 제품은 가정에서 IR 리모컨으로 작동되는 가전제품을 집 밖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제어할 수 있다.
3차원(3D)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고영테크놀로지는 수술용 의료 로봇 사업에 나선다. 의사들은 수술실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자료처럼 정밀하게 수술 부위를 파악하기 어렵다. 고영테크놀러지는 두 개의 센서를 이용해 실제 환부를 살피는 수술 도구와 CT 영상 속 부위를 비교해서 매치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이 로봇은 수술 도구의 위치를 CT에 그려 환부를 정확히 파악하고 절개하도록 돕는다.
장비 업체와는 달리 소재부품 업체는 보다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세트 사업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마트폰 및 자동차 카메라모듈을 주로 생산하는 엠씨넥스는 연내에 IoT 기반 보안 카메라(CCTV)를 출시한다. 영상 기술을 기반으로 모듈에서 세트 사업으로 진출한 사례다. 엠씨넥스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연동돼 집안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CCTV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할 방침이다. 낸드 플래시에 저장한 데이터를 일정 시간 단위로 사용자 스마트폰에 푸시하는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
광 픽업 모듈과 스마트폰 카메라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를 생산하는 아이엠은 자회사 아이엠헬스케어를 통해 IoT 기반 헬스케어 세트 제품을 선보였다. 휴대용 이오나이저로 이미 상당 부분 매출을 올렸고, 최근에는 IoT 기반 체성분 분석기도 내놔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도 블루투스 헤드셋 업체 블루콤은 지난 7월 명품 오디오 브랜드 ‘하만 카돈’의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고부가 시장에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은 기존 기반 기술을 십분 활용할 수 있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소비자시장(B2C) 시장은 기업간거래시장(B2B)에 비해 마케팅과 유통이 중요한 만큼 특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장비·부품업체 신사업 추진 현황>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