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로 이글루시큐리티가 창업 15년차가 된다. 착실히 기업을 성장시켜왔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지난 15년간 회사 리더로 어떻게 살았는지 되돌아봤다.”
이득춘 이글루시큐리티 대표는 그동안 ‘칼의 노래’에 나오는 리더 이순신의 모습을 항상 그리며 살았다. 인간 이순신이 겪어야 했던 고뇌와 도전을 벤처 기업을 창업하며 그대로 느꼈기 때문이다. 최근 이 대표는 이순신 장군 말고 또 다른 인물과 만났다. 중국 전자상거래 1위 기업 알리바바닷컴을 설립한 마윈이다.

그는 “두 사람은 전혀 다르지만 그들의 인간적 고뇌와 비범한 생각은 오묘하게 겹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마윈의 독특한 인생과 경영철학에서 새로운 자신을 찾고 있다. 마윈은 무엇하나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영어교사에서 알리바바 창립 15년 만에 52년 된 세계 최대 소매기업 월마트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알리바바는 지난 9월 19일 미국 뉴욕증시 상장 불과 한 달 만에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1위 기업에 올랐다. 10위 안으로 진입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윈은 돈이 없었기 때문에 한 푼도 귀하게 사용했고 IT에 무지해 최고 인재를 고용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처럼 평범한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마윈은 가진 것 하나 없이 컴맹이라는 장애를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윈은 계획을 세우지 않고 변화하는 세상에 빠르게 적응하며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마윈은 CEO가 가져야할 사람됨과 혁신, 경영에서 부에 대한 철학까지 모든 점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기업에 자금이 많으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윈은 오히려 과도한 자금을 거절했다. 득이 아니라 독이 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이 대표는 “마윈처럼 102년 동안 살아남을 위대한 기업을 꿈꾼다”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아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향후 20~30년 후 이글루시큐리티 모습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EO의 생각은 그대로 직원에게 전달된다”며 “앞으로 30년 후 자식들이 닮고 싶고 더 나아가 극복하고 싶은 대상이 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