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전자의 LED 조명 사업 철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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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일본에서 LED 조명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최근 유럽 등 해외 LED 조명 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앞으로 LED칩·패키지·엔진 등 고수익의 부품 시장에만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조명 사업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를 두고 업계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LED 사업이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 이번 조명 사업 정리도 20년 넘게 해온 사업에서 매출 1조원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과감한 수익성 위주의 조직 개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LED 사업은 5년 전 그룹 5대 신수종 사업으로 포함되기 훨씬 이전부터 삼성이 챙겨왔던 사업이다. 지난 1995년 삼성전기에서 시작해 지난 2009년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합작사로 ‘삼성LED’가 출범했다. 하지만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선정된 이후에도 뚜렷한 성과가 없자 지난 2012년 LED사업을 삼성전자로 합병했다.

LED 사업을 살리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삼성전자’라는 브랜드와 자본력을 이용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지붕 아래에 LED 사업이 들어가면서 대규모 투자가 단행됐지만 오스람, 필립스, GE 등 글로벌 업체들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각에서는 매각설까지 나돌았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LED 사업에서 세를 확장하지 못한 데는 후발 주자로서 뚜렷한 ‘차별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일정한 규모의 캡티브 마켓이 있어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

삼성전자가 후발 주자로서 LED 시장에서 힘을 키우기 위해선 시장 판세를 바꿀 ‘무기’가 절실하다. 현재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실리콘 웨이퍼 기반 LED 칩이 대규모 양산에 성공한다면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 현 사파이어 기반 LED 칩을 실리콘 기판으로 교체하면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업계에선 삼성이 이번 조명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이 실리콘 LED 개발에 대한 의지도 약해진 것으로 연계 분석하고 있다. LED 시장에서의 ‘반도체 신화’ 재현은 삼성전자가 얼마나 인내심을 가지고 신기술에 지속 투자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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