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미디어시장 선점 경쟁에 나선 한국와 일본이 치열한 ‘초고화질(UHD) 한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은 오는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목표로 4K(3840×2160)·8K(7680×4320) UHD를 대중화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발판으로 삼아 일본에 앞서 UHD 시장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본지가 입수한 일본 총무성 ‘4K·8K 로드맵에 관한 팔로업 모임’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도쿄 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 중계방송을 4K·8K 해상도로 시청할 수 있도록 오는 2018년까지 모두 상용화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모임은 일본 총무성이 지난 2월 방송 산업 관계자를 중심으로 구성한 UHD 방송 서비스 상용화 추진 단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내년 3월 위성망으로 4K UHD 방송을 상용화한다. 케이블TV, 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는 위성방송에 이어 순차적으로 4K UHD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케이블TV사업자가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UHD 전용 채널 ‘유맥스(UMAX)’를 개국한 것을 감안하면 일본의 UHD 방송 상용화 시기는 한국보다 약 11개월 가량 늦었다.
우리나라 유료방송 업계는 도쿄 올림픽보다 2년 앞서 개최되는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국내 UHD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PTV에 이어 오는 12월 케이블TV, 내년 3월 위성방송이 잇따라 하드웨어 형태 UHD 셋톱박스를 출시하며 UHD 방송 대중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KT스카이라이프, 티브로드 등 일부 유료방송 사업자는 UHD 시장이 성장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UHD 콘텐츠 분량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제작 스튜디오를 마련하며 UHD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정부는 가전 제조사, 홈쇼핑 방송채널사업자(PP)와 함께 ‘올포원(All-4-One)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UHD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은 “내달 국내 최초로 UHD 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맞아 2017년쯤 UHD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8K UHD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 위성방송 1개 채널을 이용해 8K 실험방송을 진행하고, 2018년 완전 상용화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방송 사업자 가운데 8K UHD 상용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근 문화방송(MBC) 디지털국장은 “4K UHD TV가 이제 막 보급되고 있는 국내 시장에 8K UHD 상용화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본 등 경쟁국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방송사, 가전사 등이 8K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