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유전자원을 이용해 발생하는 이익을 자원제공국과 공유하도록 규정하는 나고야 의정서가 오는 12일 발효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해외 생물 유전자원을 이용하는 우리 업체 10곳 중 8곳은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은 9일 ‘나고야 의정서 발효와 산업계 영향’ 보고서에서 해외 생물유전자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이 넘는 59.3%가 나고야 의정서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고 27.3%는 ‘들어본 적은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해외 유전자원 조달처를 다양화하거나 대체재 사용 및 개발 등과 같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업체는 5%에 불과했다. 심지어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면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답한 업체 가운데서도 68%가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나고야 의정서 발효로 국내 바이오업계는 로열티 지불 등 최소 136억원에서 최대 639억원의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국제무역연구원은 관련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내부적으로 유전자원 관리절차를 수립하고 사전 인지 교육을 진행함과 동시에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 의정서 발효로 인한 사전 리스크를 최소화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나고야 의정서 발효를 계기로 해외 생물유전자원 정보 공유가 용이해지는 만큼 유용한 자료 획득이 가능한 온라인 인프라를 미리 파악해 두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해 대체재 발굴 등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장현숙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업체의 유전자원 주요 수입국인 중국, 미국, 호주 등이 아직 비준하지 않은 상황이라 단기적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제하고 “개별 국자차원의 법률이 마련되고 있어 부정적 연향을 받는 업체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업체들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