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와 화웨이가 이번 주부터 나란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한국시장에 내놓으면서 외산 스마트폰의 공습이 본격화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특수로 중저가 외산 스마트폰의 약진이 예상되지만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선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분리공시 제외로 국내 제조사의 견제가 예상되는 데다 소비자의 선호도가 낮은 게 악재로 꼽힌다.
소니코리아는 1주일간 예약판매를 마무리짓고 29일 엑스페리아 Z3 실판에 나섰다. 과거와 달리 글로벌 출시에 맞춰 국내 조기출시를 단행한 만큼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자급제폰의 최대 걸림돌인 유통채널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백화점에 입점한 엑스페리아 체험숍을 활용해 지방 고객에게도 직접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화웨이는 30일부터 미디어로그를 통해 X3를 알뜰폰으로 판매한다. 이미 알려진 ‘아너6’를 LG유플러스 망에 최적화해 업그레이드했기 때문에 아너6와는 다른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당초 알려진 30만~40만원대보다 가격은 조금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화웨이코리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웨이는 외국 스마트폰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판매망과 사후서비스(AS) 이슈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향후 LG유플러스 망을 쓰는 다른 알뜰폰 업체로 판매망을 늘리고 전국적인 AS망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콜센터(1877-5838)와 홈페이지에서 제품 문의와 AS를 안내받을 수 있다.
미디어로그 관계자는 “가격이 50만원 안팎에서 정해지더라도 요금할인과 보조금이 얹어지면 20만원 중후반에서 판매될 수도 있다”며 “LTE-A와 VoLTE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능과 서비스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단통법은 엑스페리아 Z3와 X3 판매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자급제폰인 엑스페리아 Z3는 저렴한 요금제를 택하더라도 12%의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알뜰폰으로 판매되는 X3는 고가 스마트폰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단통법에서 분리공시가 제외되면서 외국 스마트폰의 국내 판매가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대형 양판점을 통해 제조사의 불법 장려금이 대량 지급되면 외국 스마트폰의 경쟁 무기인 가격경쟁력도 사라지게 된다. 자급제품 활성화 측면에서 단통법이 실효성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통사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대형 양판점에서 제조사가 장려금 지급을 늘리면 외국 스마트폰은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단통법보다는 외국 제품에 대한 낮은 인식과 국내 스마트폰의 거대한 유통망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