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 이후 사업화가 예상되는 60개 핵심 소재부품 기술의 성장 가능성과 발전 방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미래 기술 지도가 그려진다. 원재료와 소재에서 부품, 완제품에 이르는 가치사슬 분석을 바탕으로 글로벌 선도 기술 개발 전략 수립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원장 이기섭)은 4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리딩 소재부품 발굴을 위한 킥오프 회의를 갖고, 60개 유망 기술의 로드맵을 그리는 ‘밸류체인맵(Value Chain Map)’ 사업에 착수했다.
밸류체인맵은 국내 소재부품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며 수출 규모 5대 강국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원천기술력이 취약하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우리나라는 제조 분야에서 세계 1위 완성품을 다수 보유했지만 이에 쓰이는 핵심 소재부품은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중국이 소재부품 분야에서 급부상하면서 기존 독일·미국·일본과의 경쟁구도가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KEIT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 유망 기술을 원재료-소재-부품-모듈-완제품 단계별로 분석, 미래 기술 지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밸류체인맵에는 △기술 개발 현황 및 진입 장벽 △시장성 및 경제성 △특허 동향 △국내외 업체간 기술 격차 등 해? 소재부품 기술에 관한 총체적인 분석 내용이 담긴다.
앞서 KEIT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창조경제 산업엔진’을 기본으로 정부 정책 적합성과 기술 실현 시기 등을 감안해 60개 핵심 소재부품 기술을 선정했다. 소재 분야는 2022~2025년, 부품 분야는 2020~2022년 각각 사업화가 예상되는 기술이다.
60개 기술은 △맞춤형 웰니스 케어(19개) △스마트 자동차(9개) △신재생 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15개) △심해저 해양플랜트(3개) △지능형 로봇(2개) △지능형 반도체(3개) △착용형 스마트기기(9개) 등 분야별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는 ‘몸에서 녹는 초고강도 바이오 금속 소재’ ‘터치 센싱이 가능한 스마트 섬유’ ‘미래 자동차 에너지 저장용 합금 소재’ ‘인체 유해 생활 가스 감지 센서’ 등이 포함됐다.
KEIT는 자문위원회와 전담위원회 등을 구성해 오는 12월께 밸류체인맵 보고서를 완성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내년 이후 중장기 연구개발(R&D) 과제 발굴과 업계 경쟁력 강화 기초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지금까지 미래 소재부품 기술에 관한 정보가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부와 업계가 차세대 R&D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섭 KEIT 원장은 “글로벌 리딩 소재부품 핵심 기술 분석 작업이 향후 세계 시장 선점과 창조경제 실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