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빌게이츠를 키우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용자프로그램을 아십니까?
DGIST 기술창업교육센터가 지난 7월부터 오는 10월 말까지 운영하고 있는 용자프로그램이 화제다. ‘용자(勇者)’란 명칭에는 창업을 할 준비가 된 용기있는 사람을 키우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가 정신과 기업가적 마인드, 기술창업 사례분석, 하이테크 마케팅 등 15개의 교육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기술창업 전략과 프레젠테이션 스킬 등 기업 경영에 대한 기초를 다지고 전문가를 초청, 자칫 이공계 인재들에게 부족할 수 있는 마케팅과 재무, 지적재산권 등을 집중 교육하는 과정이다.
용자프로그램에는 현재 DGIST 학부생과 석·박사과정 대학원생, 연구원 등 50여명이 17개팀을 조직해 참여하고 있다. 기초학부와 정보통신융합공학, 에너지시스템공학, 뇌과학, 로봇공학 등 다양한 이공계 전공과 타 대학 상경계열 전공까지 포함된다.
참가팀들은 일상생활 속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에서 첨단과학기술을 적용한 아이디어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들고 참여한다. 참가팀에게는 200만원의 초기지원금이 지급되고, 경쟁업체 분석 및 사업아이템 보완을 거쳐 시장조사보고서가 통과되면 추가지원금이 지원된다.
참가자 중 기초학부 허재형씨는 차세대 융·복합 변기라는 창업아이템을 갖고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시스템과 삼투압을 이용해 물을 절약하고 EMG 기술을 응용한 센서를 달아 사용자 편리성을 높인 변기다.
허씨는 “용자프로그램에서 회계와 재무 관련 교육을 받으며 사업계획서 작성, 사업타당성 분석 등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며 “창업 아이템 구상에서 기술개발, 특허 출원, 사업화로 이어지는 모든 창업과정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용자프로그램에 참여한 각 팀 중 성과가 우수한 팀은 중국 상하이 오픈 투자설명회 등에 참가, 해외 벤처투자자들과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또 해외 유명 대학에서 진행하는 창업경진대회와 연수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특전을 부여할 계획이다.
DGIST는 용자프로그램 외에도 학부과정에 기업가 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초학부 2학년은 기업가정신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과목을 이수해야한다. 또 3~4학년은 UGRP(Undergraduate Group Research Program)에서 12학점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UGRP는 학부생 4명이 한 그룹을 형성해 기초과학과 공학, 인문사회학간 융·복합 연구에 대해 스스로 방향을 기획, 교수와 연구원이 함께 진행하는 자기주도형 공동연구프로그램이다.
대학 관계자는 “UGRP 프로그램 가운데 빌 게이츠 코스는 적정기술 기반의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는 기술벤처 창업 코스”라며 “적정기술 기반 사회적 기업 창업을 위한 주제 발굴에서부터 사업 기획, 고도화, 창업에 이르는 전주기적 과정을 경험하고, 실제 창업 경험을 통해 기업가정신과 리더십을 갖춘 이공계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