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의 배당성향이 증가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한국기업의 배당성향이 낮아 국내외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적어도 대기업은 배당을 늘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외부감사를 받는 비금융 기업을 대상으로 배당성향 추이를 분석한 결과, 대기업 배당성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소기업보다 배당성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최근 우리 기업의 낮은 배당성향으로 자금을 시장에 풀지 않고 쌓아만 놓는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정부에서도 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기업 유보액을 투자, 임금, 배당 등에 풀도록 유도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 등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기업은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지만 배당을 꾸준히 늘려왔다는 설명이다. 대기업의 배당성향은 2009년 15.46%에서 2011년 17.78%, 지난해 19.81%로 지속 증가추세를 보였다.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같은 기간 10.79%에서, 12,49%, 11.57%로 배당성향에 변화가 거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대기업 중에선 고배당성향을 보이는 비중도 늘고 있는 분석이다. 배당성향을 비율에 따라 20%미만인 저배당성향 기업과 60%이상인 고배당성향 기업으로 나누어 봤을 때, 고배당성향 대기업은 2009년 5.7%에서 지난해 9.7%로 증가했다.
기업 전체의 배당액이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나 개별 기업 배당성향의 단순 평균에서도 대기업의 배당성향은 중소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 중 배당을 1원이라도 실시하는 기업의 비율인 배당실시기업 비율 역시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높았다.
홍성일 전경련 금융조세팀장은 “대기업은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낮지만, 배당성향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중소기업보다 배당에 적극적이다”며 “대기업 배당이 부진하다는 전제하에 도입을 추진 중인 기업소득환류세제 등의 정책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