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스타트업은 주말과 휴일이 따로 없이 일한다. 시간을 다투며 불확실한 시장을 개척해나간다. 곧 스타트업 두 대표가 결혼을 한다. 바쁜 생활에서도 짬을 내 데이트하며 서로에게 가장 큰 지원군이 된 황희승 브레인커머스 대표와 이혜민 눔코리아 대표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중학교 2학년 짝꿍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황희승 대표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귀국한 뒤 ‘싸이월드’로 다시 만나 6년여의 연애 후 최근 결혼을 결심했다. 잡플래닛은 회사 구성원이 회사를 평가해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다. 눔은 다이어트를 돕는 모바일 앱이다.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스타트업 잡플래닛과 눔코리아를 이끄는 두 대표의 데이트는 사업 이야기로 채워질 것이란 생각은 편견이었다. 황 대표는 “둘의 사업 분야가 약간 다르기도 하지만 함께 일을 하는 건 되도록 지양하고 싶다”며 “둘은 일을 떠난 서로의 쉼터”라고 말했다.
자녀 계획에 대해서 이혜민 대표는 “주변사람이 우리가 자녀를 낳으면 대표할 때 버릇으로 매주 성과목표를 설정해 계속 닦달할 것 같다는 농담을 한다”며 “우리 둘이 자유로운 성장 환경에서 주체적으로 자라온 만큼 자녀도 방목형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녀 계획은 네 명이다. 황 대표는 다섯 명, 이 대표는 세 명을 원해 절충안의 결과다.
바쁘고 미래가 불투명한 두 사업가의 결혼에 대해 두 대표는 색다른 인식을 함께 했다. 황 대표는 “모든 사람은 언젠가는 자기 일을 하게 돼있다. 안정적인 대기업에 다녀도 쉰이 넘으면 그때부터 엄청난 불안정적인 재정 상태에 마주한다”며 “스타트업은 위험부담을 남보다 일찍 짊어지더라도 더 빨리 안정적인 내 일을 찾기 위한 선택이고 이 생각은 이 대표와 나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두 대표는 6년여의 연애 기간 한 번도 헤어진 적이 없다. 웬만해선 싸움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기본적으로 서로의 일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믿음이 튼튼한 기반이다. 이 대표는 “가끔 말다툼이 있어도 금방 풀리는 서로의 성격뿐만 아니라 마음의 서운함을 푸는 둘만의 규칙으로 6년간 한결같이 사이좋은 친구이자 연인으로 지내왔다”고 말했다.
결혼 후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두 사람은 “지금까지 서로가 가장 원했던 스타트업을 해왔던 것처럼 결혼도 스타트업 정신으로 알차게 꾸려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