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삼세판” 더도 덜도 없이 꼭 세판.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태블릿PC 브랜드 ‘서피스 프로3′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면서 ‘세 번째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에 찬 모습이다. 서피스 프로2 보다 4배 이상 늘어난 예약구매 실적을 기록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어제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 본사에서 만난 서피스 프로3. 그들의 말처럼 노트북 그 이상의 매력을 갖췄을까. 노트북과 태블릿PC 장점을 골고루 담았다니 내심 기대가 크다.

1세대 서피스 프로는 윈도우8과 첫걸음을 내딛었다. OEM 파트너를 위한 윈도8 태블릿PC 제조 가이드 역할을 겸했던 서피스 프로는 키보드, 마우스 조합의 고전 인터페이스 대신 스마트폰으로 친숙해진 터치를 윈도우에 끌어들여 애플 아이패드 안방이나 다름없는 포스트PC 시장에 동참하길 바랐다. 사용자 저항은 예상외로 거셌다. 텍스트를 입력하고 이미지 편집에 터치는 불편만 가중 시켰다. 윈도7 업그레이드 버전쯤으로 생각했던 윈도8의 낯선 ‘모던UI’가 기름을 붓은 격. 서피스 프로3는 윈도8.1 기반에서 작동한다. 같은 운영체제에서 다름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 “삼세판” 서피스 프로3, 한국 시장에서 큰 기대=서피스 프로3 목표는 단순 명료하다. 제품 설명자로 나선 한국MS 조성우 부장은 “스마트폰과 달리 대중화가 굼뜬 태블릿PC 시장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면서 “노트북과 태블릿PC 사이에서 저울질한다면 서피스 프로3가 해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계가 애매모호한 윈도 태블릿PC와 노트북 장점만을 담았다는 것.

고민의 첫 발자취는 화면 해상도와 비율이다. 1.4인치 커진 12인치 화면은 2160×1440의 고해상도를 지원한다. 화면 비율은 3:2다. 게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포함하는 콘텐츠 소비 패턴과 문서 작성 등의 콘텐츠 제작 패턴 모두를 만족하는 절충안이라는 거다. 워드, 액셀 등의 오피스 문서 대부분이 A4 용지에 틀이 맞춰져 있으니 어색했던 16:9 비율이 비로소 해결됐다는 점에서 반갑다. 윈도우 버튼이 화면 아래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번째는 사용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다. 외적으로 가장 많은 진화를 거듭하는 킥 스탠드 얘기다. 킥 스탠드는 버전이 거듭될수록 뛰어난 공간 적응력을 뽐내고 있다. 20도의 지극히 한정된 각도에서 시작해 다음 번엔 두 번 꺾이더니 서피스 프로3는 정해진 프레임 없이 150도 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값에 자유자재로 멈춘다. 버스, 지하철 등 한정된 장소에서 급히 처리할 일이 있다면 무릎 위에 살며시 올려 작업을 마칠 수 있을 테다. 800g의 가벼움은 휴대를 자극한다.

서피스 프로3를 노트북으로 완성시키는 액정 보호를 겸하는 타입 커버는 키감을 높이는데 힘썼다. 바닥과 평평하게만 쓸 수 있었던 기존 타입 커버와 달리 한 번 꺾이게 해 킥 스탠드와 어울림을 높였다. 앞서와 같이 무릎 위에서 쓸 때 키보드와 손목이 평행되는 효과가 있다. 장시간 텍스트 입력에도 손목에 가해지는 무리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킥 스탠드가 무릎 위를 벗어나는 경우를 보완하기도 한다.

블루투스로 서피스 프로3와 연결되는 펜은 휴대 중 재능을 발휘한다. 잠자는 서피스 프로3는 펜 버튼 클릭 한 번으로 깨어나 반응하며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나 약속 잡을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두 번 클릭하면 화면 캡처가 작동한다. 웹 페이지 캡처하고 이를 원노트에 옮겨 필기하고 클라우드(원드라이브)에 저장하는 모든 과정을 키보드/마우스 도움 없이 오로지 펜으로 가능하도록 기능을 개선했다.

◇ 적응 필요한 타입 커버, 확장성 아쉬워=노트북과 태블릿PC 장점을 고루 갖췄다고 자신하니 맥북에어와 비교해봤다. 우선 타입 커버 키배치가 생각만큼 썩 만족스럽지 않다. 적당한 키 크기가 타이핑을 쉽게 하지만 키 사이 간격이 2mm 정도로 좁다. 손가락 간격과 키 위치를 맞추는데 애쓸 필요가 있고 십자 키 또한 적응하는데 따로 시간을 써야겠다. 확장성도 지적 대상이다.

노트북에서 당연한듯 한 자리 차지하는 SD카드 슬롯이 서피스 프로3엔 없다.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으로 대체했으나 미러리스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읽기는 애매하다. USB 단자에 미러리스 카메라를 직접 연결하거나 카드 리더를 휴대하는 편법(?)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썩 내키지 않는다.

USB 단자가 하나인 것도 불만이다. 전원 어댑터에 충전용 USB 단자가 붙어 있으니 스마트폰 충전은 그럭저럭 해결해 볼 텐데 외장 저장 장치와 USB 메모리를 함께 쓰는 흔한 풍경조차 여기서는 모험이다. 2개는 필요하다. 도킹 스테이션을 쓰면 된다지만 공짜가 아니니 좋은 해법은 아니다.

◇ 8월 28일 판매 시작=1시간 정도 짧은 만남에서 서피스 프로3 장단점 파악은 힘들다. 태블릿PC와 노트북의 접점을 찾았다는 한국MS 설명에 수긍이 가면서도 노트북과 비교에서 쉽게 발견되는 (확장성과 키보드) 단점은 휴대성이 포인트인 태블릿PC 카테고리에서 영원히 풀 수 없는 난해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요컨대 여전히 태블릿PC에 가까운 서피스 프로3다. 3:2 화면 비율로 노트북 요소를 적극 반영하려 했음에도 장문의 문서나 표 입력, 이미지 편집 작업에는 키 간격과 좁은 트랙패드 공간은 못내 신경 쓰인다.
국내 시장엔 5가지 모델 모두 출시된다. 코어 i3/4GB/64GB SSD 기본 모델은 90만 원 대 후반, 중간급인 코어 i5/8GB/256GB SSD는 150만 원 대다. 코어 i7과 저장 공간을 512MB로 늘린 고급형은 230만원이다. 타입 커버는 10월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며 액세서리 또한 마찬가지다. 한국MS는 예약 판매 실적이 좋아 주요 판매처인 하이마트도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몇몇 지점에서만 판매했던 기존 제품과 달리 전국 지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한국MS의 바람처럼 서피스 프로3가 “하드웨어와 콘텐츠 측면에서 완벽한 모바일 디바이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병원 등 이미 해외에서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쓰이고 있다는 한국MS 말대로라면 노트북을 대체하고도 남음일 테다. “삼세판” ‘세 번째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그들의 믿음에 소비자와 시장이 응답할지 주목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 기자 techhol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