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소프트웨어(SW) 중심 사회 실현전략’을 발표했다. 단순히 SW를 만들어 시장에 공급하는 것을 넘어, 모든 산업 및 국가 전반에 SW가 확산되는 SW 중심 사회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SW 배울 기회를 대폭 늘려주고, 모든 대학에 산업현장 필요형 SW교육을 실시하도록 내용을 담았다. 또 제조업 고부가가치를 SW로 촉진하며, 불법 복제율을 현재 38%에서 2020년까지 20%대로 낮추고, SW 중심 사회가 지속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 같은 정책은 스마트폰 등장 이후, 경쟁국에 비해 떨어져 있는 SW분야 경쟁력 확보 없이는 국가경제의 지속 성장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고 본다.
‘SW 중심 사회 실현전략‘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이 교육과 관련된 내용이다.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초·중등학교의 SW 관련 교육 비중은 지난 2006년 38.1%에서 2012년 6.9%로 31.2%포인트나 줄어든 사실이 말하듯 정보 관련 교육은 점점 학교 내에서 사라질 위기에 섰다.
입시 위주 교육이 심화되면서 입시와 관련 없는 정보 교육이 일선 학교에서 지도하는 과목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을 주원인으로 본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부는 2015년부터 중학교 신입생에게 의무적으로 SW 교육을 실시하고, 2017년부터는 초등학교에 SW 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키로 했다.
초등학교에선 SW 기초 소양교육을, 중학교에서는 정보 관련 교과를 SW 교과로 전환하고, 고등학교는 정보교과를 심화선택에서 SW교과 일반선택으로 전환하며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해 전문화된 SW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이를 뒷받침할 교사와 시대에 맞는 교과목이 적정한지가 의문이다. 이전에도 초등학교에 컴퓨터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지의 논의가 부족해 제대로 실시되지 못했다.
이런 전철을 되밟지 않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이전 교과 내용을 모두 버리고 새로 시작하자는 것이다. 과거의 베이직, 코볼과 같은 기능 위주의 교육을 버리고 우리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과목으로 바꿔야 한다.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작동원리, 애플리케이션 개발과정과 같은 매일 접하고 느끼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일방적인 강의 방식의 교습을 지양하고, 교육방식에도 창의적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단순히 컴퓨터실에 모여 앉아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따라하기 식의 교육은 지양해야 한다. ‘SW중심사회‘는 일방적 지식전달 체계로는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다. 학습 방법 고민도 진지하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 왜 SW가 필요한지 토론부터 해야 한다. 아이들 스스로 SW가 우리 생활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깨닫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셋째, 멀리 봐야 한다. 하드웨어는 단기간에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 과거의 우리는 하드웨어적인 성과를 자랑하기에 바빴다. 세계에서 몇 등이라느니 숫자에 얽매이기도 했다. 하지만 SW 교육은 단순한 숫자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아이들의 눈을 보고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SW를 가르치는 교사들부터 이런 교육방식을 체화해야 한다. 당장의 성과를 위해 전혀 관련 없는 교사를 배치하거나, 진도 위주의 교육을 배제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밝혀줄 SW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를 바란다.
김중규 호서대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jgkimjg@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