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안에서 식물을 기를 수 있는 ‘식물공장’은 반도체·센서·네트워크 기술의 강점을 가진 우리나라 연구진이 만들어 낸 유망 수출 상품이다. 무선 네트워크·센서 기술업체 맥스포는 ‘식물공장’에서 각종 센서가 보내는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기술로 중동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동을 놀래킨 맥스포의 성과는 사업화가 유력한 기술 가능성을 알아본 민간 벤처캐피털의 눈과 정부의 ‘합작품’이다.
벤처캐피털(VC) 투자를 조건으로 정부에서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받는 ‘투자연계형’ 사업과제 누적액이 5000억원에 육박했다. 사업화 가능성이 없는데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실험실에서 정부 예산만 날리는 눈 먼 R&D사업을 걸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5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개발사업 글로벌전략기술개발 투자연계과제’ 누적 정부·민간 투자액이 올해 47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원받은 기업 수는 260개에 이른다.
2008년부터 운영된 이 사업은 민간투자를 받은 정부가 R&D 비용을 지원하는 중소기업에 VC투자가 연계될 경우 과제로 채택해 사업화 성공율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 수요가 있는 과제 개발을 위해 민간 VC의 검증을 거친 기업에 R&D 기회를 더해 주는 사업이다. 과제 발굴 이후 후보를 선정하고 투자심사와 VC 등 투자기관 투자협약을 거쳐 과제를 진행하게 된다.
맥스포는 2012년 동양인베스트먼트 투자로 투자연계형 사업 과제에 참여했다. 황성일 대표는 “이전까지 시장분석에 주력하다 2012년 투자연계형 과제에 참여한 이후 식물공장 기술을 위한 복합 환경 제어, 식물재배 자동화시스템, 작물 생산 최적화 기술 등 본격적인 R&D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중동 지역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으며 연내 수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맥스포는 동양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억원을, 정부로부터는 연간 3억5000만원씩 2년을 지원받았다. 개발한 식물공장 기술로 지난해 맺은 수출 협력으로 중동에서 성과를 거둔데 이어 중국 진출도 준비 중이다.
올해 이 과제의 지원규모는 총 241억원(2년제)으로 신규 금액은 126억원이다. 과제 운영기관인 벤처캐피탈협회는 “VC의 적극적 관심과 지속적인 투자 참여로 기술혁신 투자연계 과제가 시장맞춤형 개발기술사업화의 핵심 과제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협회는 ‘투자연계과제 운영발전 간담회’를 열어 이 과제의 개선사항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과제선정 이후 성장세가 높은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을 대표해 컴퍼니원헌드레드, 리디, 핸디소프트, 라온피플, 맥스포 등 대표와 에스엘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아주아이비투자, 네오플럭스 등 VC 투자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이의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근부회장은 “투자연계과제는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고 기술혁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운영되는 것으로 과제 수행을 통한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개발사업 글로벌전략기술개발 투자연계과제’ 시행 후 지원 추이 (단위:개, 억원) (자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