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남대로봇연구소에 잇단 러브콜...국빈급 대우도

전남대로봇연구소(소장 박종오)가 과학강국 러시아의 러브콜을 잇따라 받아 화제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 사이 무려 세 차례에 걸쳐 박종오 소장을 대상으로 정식 초대장을 발송해 ‘국빈급’ 대접에 나섰다. 항공권과 최고급 호텔, 벤츠 500 차량 및 기사, 통역 등 모든 비용은 러시아가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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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오 전남대로봇연구소장(왼쪽 세 번째)이 러시아 국제산업통상박람회 지능산업화 세계동향 포럼에 참석해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를 비롯해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부 장관, 피에르 미켈슨 ABB로보틱스 글로벌 R&D 총괄, 토루 도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회장 등과 함께 로봇산업 동향 및 전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마이크로의료로봇 분야의 권위자인 박 소장은 지난달 초 러시아 에카테린부르그에서 열린 국제산업통상박람회 지능산업화 세계동향포럼에 초청받았다.

이 행사에는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를 비롯해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부 장관, 피에르 미켈슨 ABB로보틱스 글로벌 R&D 총괄, 토루 도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회장, 매튜 스미스 씨스코 회장 등 쟁쟁한 유명인들이 주제발표와 패널로 참석했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부장관은 지난 5월 러시아 ‘신산업투자전략위원회’ 위원으로 박 소장을 위촉했다. 전략위원회는 글로벌 기업대표와 러시아 고위공무원 등 30명으로 구성되는데 대학교수는 박 소장이 유일하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성격이 유사한 ‘스콜코바 재단’ 공식초청으로 모스크바 국제산업박람회 로봇포럼에 참가했다. 지난 3월에는 모스크바 ‘국제신산업환경 패널토론’에도 초대 받았다. 러시아TV와 이타르타스통신 등 러시아의 대표적 국영매체들이 박 소장을 인터뷰 하는 등 언론의 뜨거운 관심도 이어졌다.

러시아가 전남대로봇연구소에 이 같이 구애를 보내는 이유는 한국의 로봇분야 상용화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다. 물리학, 수학 등 기초과학분야에서는 세계 정상을 달리는 러시아지만 산업용로봇, IT기반 로봇 등 융합산업 분야는 한국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평가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2010년 메드베데프 대통령 시절 산업경쟁력과 국제화를 위해 ‘스콜코바 재단’을 발족,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당시 러시아정부는 로봇기술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하고 희망했으며, 이 같은 맥락에서 국제로봇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박 소장과의 네트워킹에 공을 들였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러시아 공장은 수백대의 산업용 로봇이 현장에 배치돼 ‘로봇 선진국’ 이미지를 심어줬다.

박 소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의료로봇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국제로봇연맹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집행이사를 맡고 있다.

오는 2018년까지 340억원을 들여 전남대 첨단캠퍼스에 산업부의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 구축사업’을 총괄 지휘한다.

박병환 러시아 경제공사는 “러시아정부는 최근 몇년간 국내산업 경쟁력강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고 로봇산업도 이에 포함된다”며 “러시아정부가 공인하는 ‘신산업투자전략위원회’ 공신력을 갖고 있는 만큼 양국의 로봇산업 교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대로봇연구소 측 관계자는 “한국은 고속 경제성장 환경에서 로봇수입과 자체개발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로봇연구에 속도가 붙었다”며 “러시아는 아직 자동차용접과 핸들링이 주응용분야인 초보수준이지만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동차제조 등 로봇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국가”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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