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성공을 돕는 문제상황 탈출법]<29>고객사의 요구 파악하기

B2B, 좋은 관계만 유지하면 승승장구하던 시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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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L사 제품은 가격과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있어 그간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왔다. 밀착형 영업을 통해 고객사와 관계도 원만했다. 그러나 최근 단가가 싼 수입제품으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제 글로벌 저가 제품의 강력한 추격으로 더 이상 가격과 품질 우위를 자신할 수 없게 돼버렸다. 원가절감을 위해 원재료 가격을 쥐어 짜봐도 더 이상 내릴 수 없었고, 품질 개선 역시 비용문제 때문에 한계에 도달한 상황,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L사는 전형적인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이다. 과거 B2B 기업은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납기일 준수, 즉 QCD(Quality, Cost, Delivery)만 잘 지키면 큰 문제없이 고객사를 만족시킬 수 있었다. 거기에 고객사와의 원활한 관계를 구축하는 ‘영업력’까지 더해지면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경쟁사들도 같은 가격에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더 이상 제품만으로 승부를 걸던 시대는 끝났다. L사는 어떻게 해야 B2B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제약회사와 병원 사이에서 약을 유통하는 카디널헬스는 매출 증가를 고민하다 고객사인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약을 나눠주는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약 종류가 많고 복잡하다 보니 약을 잘못 지급해 의료사고가 간혹 발생했던 것이다. 카디널헬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포장된 약에 바코드를 붙인 의약품 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 병원이 이 시스템을 설치하면 카디널헬스가 납품한 약품을 간편하고도 실수 없이 환자들에게 투약할 수 있었다. 병원들은 의료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이 시스템에 열광했고, 그 결과 카디널헬스는 시장의 90%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병원이 손 못 대고 있던 의료사고 예방이라는 니즈(요구)를 찾아 바코드 시스템으로 해결해준 것이다. 이렇게 고객사의 숨겨진 요구를 발견해 해결해주면 해당 기업만의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고객사의 숨겨진 요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첫째, 고객사의 가치사슬을 세밀하게 분석해 본다. 가치사슬이란 기업 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생산→마케팅→판매→물류→서비스’ 프로세스를 말한다. 항공기 엔진을 제조하는 롤스로이스는 고객사인 항공사의 가치사슬인 ‘항공기 구매→비행 스케줄링→좌석 판매·마케팅→운항→유지·보수’ 중, 유지·보수 단계에서 그들의 숨은 요구를 발견했다. 갑작스러운 엔진 고장 등으로 운행에 차질이 발생하는 문제에 주목해, 유지·보수 서비스를 실시했다. 엔진에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의 서비스를 통해,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1999년 27%에서 2009년 34%로 올릴 수 있었다.

둘째, 최종 소비자의 요구를 찾아내자. B2B 기업이 고객사의 요구를 찾으려면 고객사만 알아서는 안 된다. 그들의 고객인 최종소비자의 요구를 알면 자연히 고객사의 요구도 알 수 있다. 회계·법률 등의 분야에서 기업 및 전문가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글로벌 정보서비스 업체인 톰슨은 최종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해 성공한 대표적 기업이다. 법률정보 분야에서 톰슨 고객사는 로펌이고, 최종 소비자는 로펌에서 근무하는 변호사들이다. 톰슨은 변호사들의 요구를 알기 위해 인터뷰와 관찰기법으로 그들이 톰슨의 정보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변호사 개개인마다 정보서비스를 사용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에 최종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기능별로 제품을 분리 출시해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마지막으로, 고객사와 함께 일하면서 그들의 요구를 파악해 보자. 글로벌 화학회사 듀폰이 이 방법을 활용했다. 듀폰은 폴크스바겐에 특정한 맞춤형 기술을 개발해주기 위해 직원을 파견, 함께 일하면서 폴크스바겐의 업무 프로세스를 세심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그들의 숨겨진 요구, 즉 페인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싶어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폴크스바겐은 비용 절감, 품질 향상, 친환경적인 페인팅 공정을 개발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듀폰은 자동차 도색 작업 단계를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 비용을 절감시켰고, 동시에 친환경적으로 페인팅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폴크스바겐의 만족도는 높아졌고, 듀폰은 이 기술을 다른 자동차기업에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공동기획: 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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