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 출신의 최고 펀드매니저 제임스 사이먼스와 수학 관련 국제상을 휩쓴 존 밀너를 한국에서 만난다.
명망 있는 세계 수학자가 집결하는 ‘2014 세계 수학자 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117년 전통을 가진 대회로, 아시아에서 네 번째 열리는 이번 행사는 수학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 수학계 최대 이벤트다.
다음달 13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세계 수학자 대회가 막을 올린다. 대회에는 세계 120여개국에서 5000여명의 수학자가 참가한다.
개막 첫 날부터 세계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필즈상’ 수상자 발표와 시상식이 열린다. 필즈상은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최고 권위의 상으로 수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낸 40세 미만 수학자를 시상한다. 시상은 개최국 국가 원수가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필즈상 외에도 응용수학 부문의 ‘가우스상’, 수리정보과학 분야의 ‘네반리나상’, 기하학 분야의 ‘천상’ 등 다양한 시상이 진행된다.
수학계 인사는 물론이고 일반인이 기대하는 강연도 열린다. 수학자 출신이며 세계적 펀드매니저로 유명한 제임스 사이먼스가 처음으로 방한해 수학이 바꿔놓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주제로 대중 강연을 한다. 특히 수학이론을 투자에 접목해 성공한 스토리에 기대가 높다.
사이먼스는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 출신으로, 세계적인 헤지펀드회사 르네상스테크놀로지 설립자이자 명예회장이다. 2005년부터 3년간 세계 펀드매니저 연봉 1위를 차지한 전설적인 존재로 3조원이 넘는 연봉으로 유명하다.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부자 순위에서도 88위에 올랐다.
천재수학자로 유명한 존 밀너 교수의 강연에도 기대가 높다. 밀너는 필즈상, 울프상, 아벨상 등 권위 있는 수학 분야 상을 휩쓸었다. 밀너 교수는 대중강연에서 전공인 위상수학 발전 흐름을 쉽게 소개할 예정이다. 위상수학은 도형의 연결 상태를 통해 모양과 특성을 연구하는 분야다.
세계 수학계 최고 권위의 행사가 국내에서 열리면서 국내 수학계에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수학연맹(IMU)는 회원국을 5등급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1년 가장 낮은 1군으로 가입한 뒤 1993년 2군이 됐다. 이후 2007년 한 번에 4군으로 올라섰다. IMU 역사상 한 번에 두 단계를 승급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로 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한국 수학도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