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리모컨 확보`가 스마트 TV 생태계 주도권의 핵심

국내 스마트 TV 환경이 TV 제조사와 유료방송 셋톱박스의 2파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리모컨’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양 진영의 기 싸움도 커지고 있다. 각자의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스마트 TV 환경을 구현하려면 이에 맞게 설계된 리모컨이 필수기 때문이다.

리모컨 주도권 확보 관건은 ‘통합’이다. TV뿐만 아니라 셋톱박스,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TV와 연관된 기기를 하나의 리모컨으로 조작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에 기반을 두고 각 진영 고유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TV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목표다. 유료방송도 독자적인 스마트 TV 생태계 구축을 꿈꾸며 스마트 셋톱박스에 걸맞은 리모컨으로 맞불을 놓았다.

TV 제조사들은 자체 스마트 TV 운용체계(OS) 중심 생태계 구축에 리모컨을 내세웠다. LG전자가 2009년부터 내놓은 ‘매직리모컨(옛 매직모션리모컨)’과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은 스마트컨트롤이 대표적이다. 사운드바, 셋톱박스,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TV 주변기기는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냉장고, 에어컨 등 스마트홈에 연결된 백색가전도 지원한다는 것이 양 사의 목표다.

유료방송도 TV 및 주변기기와 연계된 통합 리모컨은 물론이고 음성, 터치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지원해 자사의 스마트 환경에 최적화된 리모컨을 내놓고 있다. KT 올레TV와 SK브로드밴드 Btv는 터치패드 입력부를 갖춰 노트북의 터치패드에 익숙한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구글TV OS를 사용한 LG유플러스 U+tvG는 리모컨에 터치패드와 쿼티 자판을 함께 넣어 자유로운 인터넷 활용을 지원한다. 이들 회사는 HTML5, 안드로이드 등 개방형 플랫폼으로 자체적인 개방형 스마트 TV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다.

스마트 TV 리모컨 경쟁에 따라 앱 개발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진영별로 리모컨과 OS 환경이 달라 이에 맞게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스마트 TV 앱 개발사 대표는 “리모컨으로 할 수 있는 일과 조작할 수 있는 기기가 많아졌다”며 “여러 종류의 OS, 리모컨마다 대응할 수 있는 앱을 만드는 것이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TV 제조사도 리모컨 기능을 반영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배포해 리모컨 중심의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올해 초 LG전자가 스마트폰 리모컨 앱인 ‘Q리모트’ SDK를 배포했고 삼성전자도 5월 말 스마트컨트롤 SDK를 공개하며 리모컨 경쟁이 스마트 TV OS의 직관적 사용자 환경에서 ‘만능 입력기기’로 확전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이승엽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스마트 TV 생태계 구축에 OS뿐만 아니라 리모컨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리모컨을 잡는 사업자가 스마트 TV 환경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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