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SNS 정서감염 실험 사과

[테크홀릭] 페이스북이 지난 6월 2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사용자 뉴스피드를 조작해 감정, 정서가 감염되는지 여부에 대한 심리 실험을 진행한 결과를 논문으로 게재했다. 그런데 실험 사실을 사용자에게 고지하지 않아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한편 실험을 진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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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험은 페이스북 영어권 사용자 68만 9,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들 사용자의 뉴스피드를 조작해 긍정 또는 부정적인 말을 포함한 게시물 표시를 줄이면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조사한 것. 심리학에서 말하는 정서(감정) 감염을 다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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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 따르면 긍정적인 단어 표시가 줄어들자 사용자 게시물에는 부정적인 단어 횟수가 늘었고 반대로 부정적인 말을 줄이자 게시물 내에 긍정적인 단어 횟수가 늘었다고. 이에 따라 SNS에서도 정서 감염이 발생하는 게 증명됐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실험 사전 고지 및 동의 여부다. 미국에선 정부 보조금을 받는 대학을 비롯한 기관이 실험을 진행할 때에는 임상시험심사위원회 심사를 받아 허가를 받아야 하고 실험 전 피험자로부터 허락을 구해야 한다. 페이스북 논문 편집을 맡은 수잔 피스크(Susan T. Fiske) 프린스턴대학 심리학 교수는 페이스북은 민간 기업인 만큼 대학처럼 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많은 민간 기업이 자발적으로 심사위원회 지침을 준수하고 있으며 피험자에게 실험에 대한 설명과 참여 동의 여부를 결정하게 할 권리를 줘야 한다며 이런 점에선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논문 공동 저자 가운데 한 명인 페이스북 코어 데이터 사이언스팀 애덤 크레이머(Adam D. I. Kramer) 역시 6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페이스북이 사용자에게 미치는 감정의 영향을 염려하고 있었다면서 실험 진행 이유를 설명하는 한편 논문 실험 목적을 명확하게 기록하지 않아 사용자를 혼란에 빠지게 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말로 사과했다. 다만 사용자 몰래 무단 실험을 감행한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은 아니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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