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장비업계가 시분할방식 롱텀에벌루션(LTE-TDD)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최근 시장이 열리고 있는 LTE-TDD는 와이브로와 기술적으로 호환성이 높아 그동안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손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통신장비 업계에 따르면 모다정보통신, 인포마크를 비롯한 대표 와이브로업체들이 LTE-TDD 장비 개발에 한창이다. 일부는 이미 중국 등 해외 업체와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LTE-TDD 개발지원 시험 환경을 제공하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최근 와이브로 업체의 참여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배성용 TTA 팀장은 “와이브로업체가 LTE-TDD 제품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는데 10여개 업체가 참여 중이며 점차 그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와이브로 기업은 대부분 LTE-TDD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업 전환에 기술적인 걸림돌은 없다고 말했다.
와이브로와 LTE-TDD는 태생이 같은 시분할방식을 사용한다. 기지국의 경우 무선유닛(RU) 부분의 칩을 바꾸고 프로토콜과 소프트웨어 수정으로 LTE-TDD 장비로 전환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술력을 확보한 와이브로 업체는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최초로 와이브로 단말기를 개발해 국내외에서 활발한 사업을 진행했던 모다정보통신은 가장 적극적으로 LTE-TDD로 전환 중인 업체 중 하나다. 과거 와이브로 장비를 수출했던 일본, 미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10개국에 외주로 LTE-TDD 장비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기존 와이브로 장비인 에그나 동글, CPE 등이 대상이다.
김용진 모다정보통신 부사장은 “여러 나라가 LTE-TDD로 진화하고 있어 와이브로와 LTE-TDD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듀얼모드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며 “이제 남은 일은 시장이 확대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브로 무선 에그를 개발하는 인포마크도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LTE-TDD 에그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는 아직 시장이 없기 때문에 해외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공군과 해군에 와이브로 단말기를 개발해 공급했던 사이버텔브릿지는 현재 공군 LTE-TDD 사업을 위한 단말기를 개발 중이다.
과거 와이브로 중계기를 개발했던 삼지전자 등 중계기업체는 LTE-TDD 펨토셀을 개발하고 있다. 해외 고객사에서 LTE-TDD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LTE-TDD 펨토셀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사업을 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공론이다. 해외 통신사에서 국내 적용 사례를 원하기 때문이다. 일부 중소업체가 차이나모바일 LTE-TDD 사업에 참여하는 등 해외 수출을 시도하지만 아직까지 실적은 미미한 상태다. 이에 따라 LTE-TDD 방식의 제4이통 적격심사에 업계 관심이 쏠린 상태다.
배성용 팀장은 “해외 수출을 위해서는 국내 레퍼런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이 열리는 게 급선무”라며 “국내 업체는 LTE-TDD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력이 성숙돼 있어 시장이 열리면 바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