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정부, 기업이 힘을 합쳐 실무 중심의 공학인재 양성에 나섰다. 서울대학교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서울대에서 ‘엔지니어링개발연구센터(이하 EDRC)’ 개소식을 가졌다.
EDRC는 엔지니어링 기업과 공과대학이 함께 참여해 프로젝트 수행 중심의 고급 설계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주관대학인 서울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포항공대, KAIST, FAU부산 캠퍼스 등 12개 대학과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SK이노베이션, LG화학,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15개 대표 기업이 참여했다.
우리나라 플랜트 산업은 지난 2010년 이후 매년 600억달러 이상을 수주하지만 기획·설계 역량 부족으로 부가가치의 상당부분이 해외로 빠져나간다. 기획·설계 역량은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경험과 노하우 축적이 필수적이나 국내 공학교육은 경험과 지식을 갖춘 교수진과 교과목 부족, 논문 중심의 교육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DRC는 △프로젝트 수행능력을 갖춘 엔지니어링 인재양성 △산업계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수행과 공학커리큘럼 설계 △세계적 수준의 한국형 엔지니어링 산학협력 허브 구축을 3대 목표로 세웠다. 학생들은 EDRC 프로젝트 수행 후 성과발표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고, 핵심 교과목을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할 경우 EDRC인증서를 받는다. 인증서를 받은 우수학생에게는 국내외 우수 엔지니어링기업의 인턴십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대 측은 “EDRC 인증서는 단순 성적표가 아닌 학생의 지식, 실무 능력, 어학 성적 등을 포괄하는 공신력 있는 보증서”라고 설명했다.
EDRC는 산업계 수요를 중심으로 매년 20여개의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발굴·수행하고 그 결과를 교육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참여대학 등에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한다. 또 해외우수교육기관을 벤치마킹해 엔지니어링핵심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전파해 기업 재직자에게도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EDRC 프로젝트에 함께 참가한 기업 측은 “해외 주요 교육기관은 1명이 4개월 교육에 2500만원 이상이 소요돼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기업도 실무진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으로 EDRC가 글로벌 선도 기업 수준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국가 엔지니어링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DRC는 영국의 CPSE, 미국의 TEES 등 글로벌 엔지니어링 연구센터를 벤치마킹해 만들었다. 향후 더 많은 기업과 대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