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을 통한 조선기자재산업 핵심기술인력 양성.’ 해운대공업고등학교의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목표다.
부산 해운대공업고등학교(교장 조삼현)는 조선기자재 산업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이하 특성화고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6년간의 특성화고사업을 토대로 해운대공고는 지역 중소기업에 최적화된 인력양성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부산, 경남, 울산의 대표 중소기업 업종인 조선기자재 분야에서 기업들과 협력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곧바로 취업으로 연계하는 조선기자재 핵심기술인력 양성과정은 해운대공고의 최대 강점이자 경쟁력이다.
특히 ‘한국선급용접사’는 해운대공고만이 배출하는 최고의 전문기술인력으로 꼽힌다.
선급용접사는 한국선급, 로이드선급 등 국내외 선급이 기술력과 전문성을 인정하는 선박 용접분야의 최고급 자격이라 할 수 있다. 선박이나 선박기자재 용접은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용접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용접과 다르다. 선급용접사 자격을 따려면 고강도 하드 트레이닝을 거쳐 복잡하고 어려운 이론과 실습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해운대공고는 특성화고사업을 기반으로 한국선급용접사 양성과정을 운영해 매년 20명 안팎의 선급용접사를 배출하고 있다.
박재욱 해운대공고 특성화교육부장은 “(선급용접사 과정은) 용접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학생들의 열정과 교사의 가르침, 한국선급과 부산시 등 관계기관의 측면 지원이 결합돼 만들어진 우리만의 전문기술인력 양성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에는 취업지원부를 신설했다. 협력 중소기업 발굴과 접촉, 방과후 학교 등 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전담하는 취업지원부 신설은 학생 취업지원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취업지원부는 지난해 마이스터고인 부산기계공고와 자체 취업박람회를 마련해 중소기업 협력을 넘어 기관과 협회, 단체로까지 해운대공고의 우수 인력을 알려가고 있다. 또 학부모와 간담회를 정례화해 학생은 물론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를 높여 입학과 취업에 시너지를 얻고 있다.
특성화고사업이 해운대공고에 가져다 준 가장 큰 변화는 학교 운영이 ‘진학’ 중심에서 ‘취업’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졸업생 취업을 중심에 놓고 학교 구성원 전체가 중소기업에 최적화된 전문 인력 양성에 매진하면서 전체 취업률 또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지역 조선기자재 기업을 중심으로 구인 및 산학협력 문의가 이어져 과거 50%를 밑돌던 졸업생 취업률은 2011년 50%를 넘어 꾸준한 상승세다. 지난해 졸업생 202명 중 56%인 113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 인원 중 70% 이상은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지역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공고가 특성화고사업을 계기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지만, 빠듯한 예산은 해마다 학교와 선생님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예산 축소로 인해 고조되고 있는 학생들의 교육열과 취업에 대한 의지가 약화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올해 특성화고사업을 제외한 외부 지원 예산은 소폭 줄었고, 내년에도 예산은 늘기보다는 줄어들 조짐이다.
조삼현 교장은 “외부 지원 예산이 축소되면 먼저 교사들에게 주어졌던 약소한 복지 부분부터 줄이거나 없앤다. 학생의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실습이나 기자재 비용을 줄일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지역 중소기업의 구인난과 청년 실업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는 특성화고에 정부와 산업계의 관심과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