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내년 돈쓸 곳은 많은데…출연금 비중 어떻게 결판날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출연연 2014년 예산대비 출연금 비중(단위:백만원)

오는 9월로 정해져 있는 내년 예산안 국회 제출을 위해 부처 내 예산 조율이 한창인 가운데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출연금 비중이 과학기술계 화두로 떠올랐다.

출연연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등으로 인한 안전예산 등이 대폭 늘어나면서 정부 예산 따기가 지난해보다 더 빡빡해진데다 국회는 국회대로 출연연 민간수탁 과다문제를 제기해놓은 상태여서 출연금 조율이 어떻게 결판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예산은 연구회가 오는 6월 13일 이사회를 열어 출연연간 예산을 정리한 뒤 13일께 미래창조과학부내 예산 배분 및 조정 권한을 갖고 있는 연구개발조정국과 협의에 들어가게 된다. 또 여기서 마무리된 예산안은 기획재정부가 9월까지 각 부처별로 재정리한다.

출연연 예산은 크게 출연금과 정부수탁, 민간수탁, 기술지원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연구중심제(PBS) 아래에서 연구원의 ‘보따리’ 과제 수주가 출연금 축소와 공모 경쟁(수탁 증가)으로 인해 생긴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09년, 지키지는 못했지만 출연금 지원 인건비 비중을 2011년까지 70%로 맞추겠다고 발표했다.

2011년이 되자 정부는 다시 2014년까지 출연금 비중을 7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도 이 약속은 미뤄졌다. 전자신문이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14개 기관을 조사한 결과 평균 출연금 비중이 48.1%로 나타났다.

출연금 비중이 가장 낮은 기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 14.6%였다. 올해 예산은 6184억원, 출연금은 904억원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이 전체 1908억원 대비 508억원을 받아 26.6%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기계연구원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30%대였고, 안전성평가연구소와 한국화학연구원 재료연구소 등이 40%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50%대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식품연구원 등은 60%대를 보였다. 다만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세계김치연구소 두 곳이 80%대에 진입했다.

국회는 지난해 국감에서 산업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의 민간 수탁이 매년 증가하면서 중소기업 지원에 과도하게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또 연구원 1인당 평균 4건의 과제 수행과 기관별 1인 최다 수탁 사업수가 평균 15.5건에 이르고 있어 연구의 질 하락도 우려했다.

2012년 예를 보면, 기관의 출연금과 정부수탁 수입 외에 기관이 필요한 추가 경비가 71억원이었음에도 민간수탁 수입이 792억원에 달했다. 뒤집어보면 인센티브를 줄 여지가 그만큼 컸다는 얘기도 된다.

이 때문에 인센티브에 대한 논란도 생겼다. 출연금보다는 민간수탁 부문에서 성과에 따라 인건비의 20% 이내에서 인센티브를 편성했으나, 이게 갈수록 어려워진데다 정부가 연구 참여율을 100%로 제한하면서 되레 내부 직원들의 볼멘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출연금 비중을 높이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부처가 갖고 있던 R&D 공모 꼭지를 출연연으로 이관하도록 하고, 가능하면 과제도 정책지정 형태로 바꾸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일거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해당 부처들이 이를 붙들고 놔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수탁 규모는 지난해 1387억원에서 올해 1333억원으로, 작지만 54억원(3.9%) 줄어들긴 했다.

출연연 관계자는 “오는 6월까지 출연연 고유임무 재정립 방안이 수립되면, 출연금 비중도 기관 성격에 맞게 어느 정도 재정리 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와는 달리 보름 정도 빨리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위:백만원)

출연연 "내년 돈쓸 곳은 많은데…출연금 비중 어떻게 결판날까"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