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송은강]<39> 아마존이 선택한 중국 온라인 식선식품 쇼핑몰 `염미77`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무선통신과 장비, 게임, 소프트웨어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투자업계의 올라운드플레이어다. 최근에는 다양한 펀드를 운영하며 초기 기업 투자에서 두드러진 행보를 보인다. 캡스톤파트너스의 수장으로 KBS의 창업오디션 프로그램 ‘천지창조’ 멘토로도 활동 중이다. 대표 투자 기업으로는 스마일게이트와 아이덴티티게임즈, 카울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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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강 대표의 출사표=다양한 분야에서 기업 투자를 이어오면서 얻은 노하우가 있다. 가장 자신 있는 건 엉뚱한 우물 파고 있는 사람에게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거다. 창업자가 기업 성장에 도움 되지 않는 일에 역량을 쏟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돕고 싶다. 성공에 가까워지는 경험과 사례를 전하고 싶다.

‘염미(Yummy)77’은 중국의 신선식품 전문 온라인쇼핑몰이다. 지난해 2월 설립해 현재 회원이 100만명을 웃돈다. 지난해 매출은 1억위안(약 163억원)을 돌파했다. 아마존에서 최근 2000만달러(약 204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아마존의 첫 번째 중국 투자 기업으로 유명세를 탔다. 중국의 신선식품 온라인 상거래를 이끄는 기업으로 중국 시장 진출과 식료품 시장 개척을 노리는 아마존의 첨병 역할도 한다.

-정진욱(콘텐츠대학부 기자)=염미77을 소개하는 이유는.

▲송은강(캡스톤파트너스 대표)=모바일이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모바일 관련 서비스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각 나라 특성에 맞는 서비스가 탄생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배달 앱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는 모바일 커머스, 그 중에서도 신선식품 쇼핑몰 성장이 두드러진다. 신선식품은 온라인 상거래의 마지막 미개척지다. 염미77은 이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다. 성과를 내는 기업 사례로 스타트업의 새로운 도전을 자극하고 싶다.

-정진욱=염미77의 서비스는 어떻게 이뤄지나.

▲송은강=간단하다. 일반 온라인 쇼핑몰과 다를 바 없다. 사이트에서 제품을 고르고 결제하면 회사가 빠르게 배송한다. 배송지역은 베이징과 상하이다.

-정진욱=아마존이 2000만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한 회사다. 이유는 무엇인가.

▲송은강=거대 시장 중국에 진입하기 전 테스트 성격과 신선식품 상거래라는 아마존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아마존프레시로 미국에서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성장 속도가 더디다. 염미77은 설립 1년 만에 100만 사용자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품 카테고리 구성과 물류, 재고처리 등에 강점을 보인다.

-정진욱=염미77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송은강=시장 특성 때문이다. 신선식품은 선도 문제로 온라인 침투가 쉽지 않다. 미국에서 여러 혁신 아이디어가 탄생하지만 이를 적용하는 사람이 생각만큼 많지 않다. 아마존프레시가 아무리 훌륭해도 많은 사람이 쓰는 서비스는 아니다. 중국은 다르다. 보수적이란 인식이 있지만 대중이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택시 앱이다. 국내에서 낯설지만 중국에선 사용자가 많다. 인구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일부만 새로운 서비스를 써도 의미 있는 숫자가 나온다. 염미77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만 운영해도 사용자가 100만이다. 규제 이슈도 있다. 중국은 자본 규제가 많지만 사업 영역 규제는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도전하는 기업이 무수히 탄생하는 원동력이다.

-정진욱=아마존 등 기존 온라인 상거래 기업이 계속해서 신선식품 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는.

▲송은강=소비자가 가장 자주 구매하는 품목이 바로 신선식품이다. 사용자는 그만큼 신선식품을 사기 위해 사이트에 자주 접속한다. 사용자의 쇼핑 주기와 품목 등 다양한 정보가 쌓인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제공한다. 소비자를 다른 카테고리로 유인하기도 쉽다. 식품을 사러 서비스에 접속한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다른 영역으로 진입해 쇼핑을 이어간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적용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서브스크립션이다. 주기적으로 소비되는 품목을 파악해 별도 주문 없어도 때가 되면 보내준다. 신선식품은 그 자체로도 큰 시장이지만 기존 시장 수요 확대로도 연결된다.

-정진욱=미국은 한번 장을 보려면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우리나라와 중국은 걸어서 갈 만 한 거리에 마트가 있다. 굳이 배송료를 내면서 신선식품을 온라인에서 살 이유가 있을까.

▲송은강=제품 품질에 확신을 준다면 쓰는 사람은 충분히 있다. 예를 들면 ‘해주세요’ 같은 배달 대행업체다. 조금만 수고로움을 감수하면 제품을 얻을 수 있는데 비용을 주고 구매를 대행한다. 처음에는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어느 순간 문화로 자리 잡으면 가격 부담은 사라진다. 쇼핑 시간 절약을 위한 합리적 가격으로 인식된다.

-정진욱=신석식품 온라인 상거래가 국내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송은강=가능성은 충분하다. 골목상권 침해 이슈로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힘든 시장이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산다는 것에 의구심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충분한 경험이 쌓이면 시장이 열린다. 무엇보다 국내는 물류 체계가 훌륭하다. 웬만한 도시에선 골목골목 안 되는 곳 없이 빠른 시간에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한다. 아직 시장에 뚜렷한 강자가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오프라인 영역이 결합돼 있어 서비스 전개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그만큼 성공 과실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정진욱=염미77 같은 서비스를 하려는 스타트업에 조언한다면.

▲송은강=제품 수급을 위해 초기에 비교적 큰 자본이 필요하다. 물류가 핵심으로 충분한 역량을 가진 기업과 연계해야 한다. 신선도가 중요한 만큼 시간이 지난 제품을 늦지 않게 땡처리하는 노하우도 필요하다.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IT 기술력도 있어야한다. 팀으로 말하자면 이마트와 네이버 출신이 함께 있어야 한다.

-정진욱=염미77은 어떻게 성장할까.

▲송은강=지역을 확대하며 규모를 키운다. 인구 밀도와 생활수준이 높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장을 꾀할 거다.

-정진욱=신선식품 온라인 상거래에 도전하는 기업이 있다면 투자 의향은.

▲송은강=시장 이해와 전략이 있고 팀워크가 좋다면 100%다.

-정진욱=염미77이 시사하는 것은.

▲송은강=소셜커머스는 온라인 상거래를 골목 안으로 진출시켰다. 식료품 상거래는 부엌으로 좀 더 깊숙이 들어가려는 시도다. 의미 있는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는 한 번쯤 해볼 만한 도전이다.

송은강 대표가 평가한 염미77

염미 77 현황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송은강]<39> 아마존이 선택한 중국 온라인 식선식품 쇼핑몰 `염미77`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송은강]<39> 아마존이 선택한 중국 온라인 식선식품 쇼핑몰 `염미77`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