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의 큰 손, 케이큐브벤처스...신속·과감 투자로 차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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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모바일 분야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가 2012년 6월 사용자맞춤형 영화추천서비스 ‘왓챠’를 개발한 프로그램스에 첫 투자를 단행한 지 꼭 2년이 지났다.

케이큐브벤처스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국민게임 ‘애니팡’을 발굴해 성공으로 이끈 임지훈 대표가 공동 참여하면서 설립부터 화제를 모았다. 창업기업을 돕는 액셀러레이터가 넘쳐나지만 케이큐브벤처스의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행보와 투자기업 간 끈끈한 네트워크가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총 25개사에 투자했다. 한달에 한 기업 꼴이다. 투자 대상의 76%(19개사)는 설립한 지 1년이 채 안된 스타트업이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투자가 17곳, 법인 설립 전에 투자한 곳도 5곳에 이른다. 비즈니스 성과나 수치가 아닌 ‘인재의 가능성’을 믿고 과감히 투자한다는 얘기다.

최근들어서는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투자한 위브랩과 지난 3월에 투자한 큐리온이 대표적이다. 위브랩은 법인도 설립하기 전에 임지훈 대표가 창업자가 거주하는 제주도까지 직접 찾아가 투자를 결정한 일화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큐리온 역시 아직 서비스가 없다.

케이큐브벤처스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하 기술지주회사 에트리홀딩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현재 4곳의 기술기반 스타트업이 투자가 결정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활발한 투자 활동과 함께 스타트업 간 끈끈한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것도 케이큐브벤처스의 특징이다. 매월 ‘케이큐브 패밀리 CEO 데이’를 개최해 케이큐브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대표들이 모여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하고 유대관계를 돈독히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페이팔 출신 창업가들이 유투브, 링크드인과 같은 성공 기업을 만드는 데 상시 도움을 주고받으며 벤처 선순환 시스템을 마련하고 ‘페이팔 마피아’라 불렸던 것처럼 한국에도 성공 창업을 위해 함께하는 ‘케이큐브 마피아’가 있다는 설명이다.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한 김범수 의장도 CEO 데이에 종종 방문해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을 아낌없이 공유한다.

2012년 4월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의 펀드규모는 민간자본으로만 구성된 ‘케이큐브 1호 펀드’ 115억원과 카카오청년창업 펀드(300억원) 등 총 415억원이다. 지금까지 총 117억원을 투자, 집행했다.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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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는 경영철학으로 ‘세상을 아름답게’와 ‘인재 재분배’를 꼽았다.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창업을 지원해 세상을 혁신하고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임 대표는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안하는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집행해 실제로 혁신을 이뤄내고, 세상을 더 아름답고 살기 좋게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인재들이 사회적 통념과 내·외부적 제약 요인, 부족한 자본 등으로 소수의 대기업에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며 “인재들이 열정과 잠재력을 발휘하고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의 성공이 더 많은 스타트업의 탄생으로 이어져 우수 인력이 사회 각 분야로 재분배되는 선순환 구조 형성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창업을 꿈꾸는 많은 예비 창업가들에게 임대표는 “창업의 확실한 이유 없이 트렌드에 따라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거나 남들을 따라 막연한 기대감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왜’ 창업해야 하는지가 명확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확실한 이유와 비전이 있다면 제품이나 서비스개발, 운영 등에 고비가 찾아오더라도 팀원들과 함께 꾸려나갈 수 있다”며 “분야가 유망하다고 무턱대고 뛰어들기 보다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3년 이상 한 우물을 팔 수 있는 끈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표1]케이큐브벤처스 현황

[표2]투자 시점별 스타트업 분류

스타트업 투자의 큰 손, 케이큐브벤처스...신속·과감 투자로 차별화한다
스타트업 투자의 큰 손, 케이큐브벤처스...신속·과감 투자로 차별화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