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예측전문가 "지표 맹신 말아야"…한국 유망과학자 명단도 공개

기초연구 수준을 높이기 위해 기초과학 분야 평가지표를 지금보다 더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표마다 장단점이 있는 만큼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선정한 한국의 유망 과학자 명단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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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노벨과학상을 향한 기초연구의 나아갈 길’ 포럼에서 데이비드 펜들베리 톰슨 로이터 컨설턴트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펜들베리는 “과학 분야 우수 인재를 어떻게 파악하고 지원할지, 이들을 위한 최선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중요하다”며 “천편일률적 수치를 적용하면 연구 우수성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논문을 질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 평가(피어 리뷰)는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지만 정성 평가가 가능한 반면, 과학기술논문색인(SCI) 등 인용분석은 객관적이지만 논문 질의 검증이 어렵다. 논문 영향력을 평가할 때 쓰이는 저널 임팩트팩터(IF)는 저널의 단기적 논문 성과만 보여준다. 반면 지속적인 연구량과 영향력을 함께 평가하는 H인덱스에는 논문 수가 많이 반영돼 젊은 과학자에게 불리하다.

결국 특정 지표에 기대기보다 연구 내용 자체를 입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게 펜들베리 주장이다. 그는 “계량적인 통계 못지않게 정성 평가를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선정한 한국의 고인용(Higly Cited) 과학자 명단도 공개했다. 천진우 연세대 화학과 교수, 조길원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와 한국 대학 소속 외국인 연구자 등 18명이 포함됐다. 필수과학색인(ESI) 21개 분야에서 2002부터 2012년까지 10년 간 300회 이상 논문이 인용된 연구자들이다. 펜들베리는 “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며 지속적으로 인용된 과학자들”이라고 평가했다.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유승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대외협력팀장도 노벨상 수상자 분석 결과를 거론하며 다면 평가를 강조했다. 유 팀장이 노벨상 수상자 논문 총 30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IF지수 17.5, 인용횟수 2500회 이하 영역에 가장 많이 분포했다. 양적 평가 기준으로만 따지면 월등히 높은 결과가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피터힉스는 논문 발표 후 40년이 지난 후에야 인용 횟수가 늘기 시작했고, 1993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캐리 멀리스는 특별한 소속이 없는 무직자였다.

유 팀장은 “논문 수나 저널보다는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자”며 “특히 젊은 연구자들에게는 충분한 시간을 주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아 KISTEP 원장이 좌장을 맡은 패널토론에는 두 발표자와 김영준 광주과학기술원 총장,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 단장, 손진군 포스텍기술투자 부사장 등 5명이 참여해 ‘한국의 기초과학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노벨상 예측전문가 "지표 맹신 말아야"…한국 유망과학자 명단도 공개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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