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망 LTE 추진설 논란···조기 구축 어려워 또 하세월 우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조기 구축을 약속한 가운데 롱텀에벌루션(LTE) 방식의 재난망 사업이 새롭게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년 가까이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대상 기술로 검토돼온 와이브로와 테트라가 아닌 LTE 재난망을 새로 추진하게 되면 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안전행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일각에서 재난망 기술로 LTE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테트라와 와이브로가 경제성이 낮을 뿐더러 미래형 기술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미래부가 LTE로 철도와 해양까지 포괄하는 통합공공망을 연구 중이라는 소문도 흘러 나왔다.

테트라와 와이브로의 경제성 수치가 모두 사업 가능 수준인 1점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오면서 안행부와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심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담화가 발표되자 LTE 추진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어차피 경제성을 따지기 힘든 상황이면 최신 기술을 활용하는 게 맞다는 논리다.

앞서 미래부는 지난 2월 ‘국가 공공안전서비스를 위한 LTE 기반 재난통신시스템 및 단말 개발 과제’와 표준화를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공지했다. 관련 문건은 LTE가 미래 재난망 표준으로 국내 개발 역량이 풍부하다고 기술했다. 조기 상용화된 재난 통신망과 외산 제품과 비교해 시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와이브로와 테트라 업계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일부 담당자의 생각 때문에 기재부와 KDI, 안행부 모두 혼선을 빚고 있다는 주장이다. LTE 기술은 개인이동통신에 적합한 기술이다. 재난망의 긴급음성 통신을 대체하기 위한 ‘공공안전 LTE(PS LTE)’를 별도로 개발해야 한다.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내용은 KDI 내부 보고서에서도 확인됐다.

KDI는 최근 작성한 보고서에서 LTE의 푸시 투 토크(PTT) 기능과 멀티미디어 그룹통신은 2020년 이후에 표준이 생긴다고 기술했다. 관련 단말기는 향후 10년 이후에나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행부도 내부 ‘재난망 LTE 적용방안’ 문건에서 재난망 구축에 5~7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일부 기능만으로 PS LTE를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기술검증과 예타 조사, 사업계획 수립, 장비생산 및 구축 등 최소 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박 대통령의 ‘조기 추진’ 약속은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반면에 와이브로와 테트라 진영은 각각의 기술로 재난망을 구축하는 데 1년 6개월~2년, 1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강조했다.

기존 기지국과 단말기를 재활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나 테트라와 달리 PS-LTE를 위한 전용망과 단말기를 새로 제작해야 해 경제성도 낮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에 쓰는 LTE가 마치 재난망에 바로 쓰일 수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모습을 경계해야 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한 와이브로 전문가는 “와이브로는 LTE보다 더 재난망에 적합한 표준이며 중소기업 육성에도 적합한 기술”이라며 “와이브로 역시 4G 표준 기술이기 때문에 낡은 기술이라는 얘기는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안행부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예타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선통신업체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 재난망 기술로 LTE를 선정하되 시간이 오래 걸리니 그때까지 기관별 자체 재난망을 구축하자는 얘기가 나온다”며 “결국 박 대통령의 ‘일사불란하고 견고한 공조체제’는 또 멀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의 재난망 LTE 적용 사례 / 자료:안전행정부>

주요 국가의 재난망 LTE 적용 사례 / 자료:안전행정부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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