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중국의 정부 지원 방향이 관련 소재와 공정 기술 분야로 확산됐다. 중국 정부가 디스플레이 산업을 단기간에 키우는 데 성공하자 여세를 몰아 가장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핵심 소재·공정 기술까지 지원키로 한 것이다.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한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괴력은 지난 1분기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이어 중국 정부가 소재·공정기술 육성까지 나서면서 국내 업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신부가 액정 등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부품과 공정 기술 연구개발(R&D) 국책 과제를 진행키로 했다.
중국 차세대 평판디스플레이 발전을 위해 진행하는 과제는 크게 7개다. △차세대 TFT LCD용 고성능 혼합 액정 소재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정밀 금속 증착 마스크 △ AM OLED용 고성능, 장수명의 청색 발광체, 전자전송층·정공전송(또는 주입)층 △초고화질(UHD)이나 300ppi(인치당 픽셀 수) 이상의 고해상도 패널구동IC △차세대 TFT LCD 및 AM OLED 플라즈마화학증착장비(PECVD) △첨단 세대 TFT LCD 및 AM OLED용 스퍼터링 코팅설비 △AM OLED 증착 장치 등 총 7개 분야의 R&D와 산업화 과제가 띄워졌다. 중국 정부는 이를 수행할 기업이나 연구기관의 신청을 받아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R&D 지원을 시작으로 융자를 통한 투자금 지원과 보호무역정책까지 동원해 디스플레이 산업을 본궤도에 올려놨다. 이번 R&D 과제의 정확한 지원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소재와 공정 기술 역시 정부가 개발부터 향후 양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국 정부는 편광판과 기판 유리 등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관세를 인상한 바 있다. 자국이 생산하는 분야는 보호무역정책을 활용해 국산화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본궤도에 올라서면서 소재나 공정기술 분야까지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전체적인 침체 속에서 ‘나홀로’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한국이나 대만 기업들은 지난 1분기 적자를 내거나 1%대 정도의 이익을 가까스로 냈을 뿐이나 중국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들인 BOE와 CSOT는 적정 수준의 수익을 냈다.
BOE는 지난 1분기 매출 80억 9200만위안(약 1조 3300억원), 영업이익 2억 4300억위안(약 400억원), 당기순이익 5억8800만위안(약 96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7%대를 올렸다. 게다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7.35%, 순이익은 104.83%가 늘어난 수치다.
대만기업들도 매출이 8%가량 떨어지면서 간신히 흑자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노룩스의 영업이익률은 1.5%, AUO는 0.7%에 불과하다. LG디스플레이도 1.7%, 삼성디스플레이는 적자를 낸 상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전략은 패널에 맞춰져 있었으나 이제 소재 분야까지 연구 지원이 확장된 것 같다”며 “최근 중국 인사들을 만나면 소재부품 분야 국산화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매출액은 5조5877억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