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출범하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부처마다 산업육성책을 앞 다퉈 내놓는다. 새 먹거리를 발굴해 일자리를 늘리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 시대를 진입하기 위한 국부창출 전략들이다. 늘 그러해왔듯, 이 과정에서 유망 먹거리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부처 간 경쟁이 벌어진다. 설익은 정책과 지원책을 발표하는 부처도 나오고, 유사한 정책을 뒤이어 내놓고 딴 죽을 거는 부처도 나온다. 이어 중복 또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잇따르게 되고, 결국 정권의 수장이 교통정리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참여정부정부 시절 ‘10대 신성장동력 육성 정책’과 ‘IT 839 전략’ 선정 과정이 그랬고, 이명박정부 시절 ‘3대 분야 17대 신성장동력’이 ‘10대 신성장동력’으로 바뀌는 과정도 비슷했다. 정권을 대표할 먹거리 산업을 최종 선정하기까지 부처 간 상당한 힘겨루기와 신경전이 벌어진다.
30일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전략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미래성장동력 추진단’을 발족시켰다. 그간 두 부처가 각각 추진해 온 13대 성장동력 분야 중 공통된 5개 분야의 협력 체계를 갖추기 위한 것이다. 대상은 △스마트 자동차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맞춤형 웰니스 시스템 △지능형반도체 △첨단 미래소재 등이다. 이 분야에 대한 중복, 분산 추진하지 않도록 아예 공동 추진단을 꾸린 것이다. 두 부처는 앞으로 함께 추진단장도 선임하고, 전문가 풀(pool)도 구성하며, 연구개발(R&D) 과제 선정과 규제 개선 방안 수립 등에서 호흡을 맞춰야한다.
추진단이 앞으로 집중해야할 5개 분야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 혁신을 위해 정말 중요한 분야다. 새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고 꼭 육성해야할 분야다. 부처 간 협력에서 나아가 산학연 힘을 모으고,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벤처기업이 협력해 상생하는 구조를 반드시 만들어야한다.
면밀히 따져보면 이 아이템들이 꼭 새로운 것은 아니다. 언젠가 들어봤던 성장동력들이다. 여러 정권을 거쳤어도 육성을 못했다는 얘기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부처이기주의를 버리고 범부처 총력전을 펼쳐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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