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장비다. 이곳에 장애가 발생하면 모든 서비스가 중단된다. 서버가 정상적으로 동작해도 스토리지에서 자료를 꺼내 쓰지 못하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등장한 개념이 바로 스토리지 ‘이중화’다. 이중화란 스토리지 속 데이터를 내부 복제하거나 별도의 외부 장치(스토리지)에 담아두는 것이다. 데이터가 유실되면 복제된 데이터로 복구하고 스토리지 장애 시에는 별도의 외부 스토리지에서 복제된 데이터로 서비스를 정상 복구하고자 고안됐다.
‘이중화’ 기술이 지난 10여년간 업계 표준처럼 자리매김한 가운데 최근 등장한 스토리지 운용 기술이 이를 대체할 조짐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무중단 서비스를 위한 스토리지 운용 기술(이하 무중단 운용 기술)’이다.
이 새로운 운용 기술의 핵심은 두 대의 스토리지에 데이터가 동시에 저장되고 변경된다는 데 있다. A라는 스토리지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운용 솔루션이 이를 감지해 B 스토리지에서 데이터를 제공케 한다. 두 대의 스토리지가 평소 100% 동기화된 데다 소프트웨어로 자동 변경하기 때문에 별도의 작업 없이도 장애 발생에 대처할 수 있다.
이중화는 장애 발생 시 관리자가 서비스를 복제된 스토리지로 이관해야 하기 때문에 복구 시간을 필요로 한다. 업계에 따르면 고성능 이중화 시스템에서도 최단 두 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터넷 서비스나 물류관리, 생산관리 등 24시간 가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중화 기술은 한계가 있고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려 무중단 운용 기술이 탄생했다.
이 기술은 빠르게 저변을 넓혀가 기존 이중화 시스템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상모 한국EMC 상무는 “자체 무중단 운용 솔루션인 ‘브이플렉스(VPLEX)’를 국내 30여곳에 공급했다”며 “특히 작년과 올해 20여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국EMC는 국내 최대 스토리지 기업으로 이 무중단 스토리지 운용 기술 수요가 확대에 따라 다음달 소형 스토리지에도 이 기능을 기본 탑재,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EMC를 필두로 다른 스토리지 기업도 유사 기술을 준비하고 있어 무중단 스토리지 운용 기술을 놓고 시장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