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 뉘른베르크에서 아우토반을 타고 30분가량 이동해 방문한 소도시 암벡(Amberg). 암벡으로 진입하는 초입에 광활하게 펼쳐진 지멘스 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지멘스 공장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미래형 공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완벽함이라는 비전을 실현한다’는 모토로 4600명이 일하고 있는 암벡공장은 산업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부품을 생산한다. 주된 생산품은 산업자동화 설비의 두뇌역할을 하는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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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지벨 암벡공장 제2공장장의 안내에 따라 공장으로 들어서자 수십 개 컨베이어 밸트에서 분주하게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로봇 팔이 눈에 들어온다. 자동화된 디지털팩토리 라인에서 로봇이 제품을 생산하고, 사람은 생산 제품을 테스트하거나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많은 수가 필요하지 않다. 지벨 공장장은 “암벡공장 자동화율은 75%수준이고 지멘스의 산업자동화 소프트웨어(시만틱 어플리케이션)가 1000개 이상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지멘스 산업자동화 부품을 지멘스의 기술로 암벡공장에 구현한 산업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내고 있다.
지벨 공장장은 “ICT를 제조라인에 융합해 수만 개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공장”이라며 “제조업과 ICT가 융합한 ‘인더스트리 4.0’을 공장에 실현시켰다”고 설명했다.
암벡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든 부품과 제품에는 바코드가 찍혀 있어 부품 하나까지 개별 관리한다. 바코드로 모든 제품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산되는 제품 모두가 완벽한지,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벨 공장장이 생산현황 모니터링시스템 화면을 터치하자, 전체 공장의 생산현황이 도표로 표시됐다. 생산량과 지난 자정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불량제품 수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불량제품이 발생한 부분을 터치하자 어떤 제품 몇 번째 라인에서 언제 생산됐는지 초단위 기록이 떠오른다. 지벨 공장장은 클릭 한 번에 불량이 발생한 생산라인 상황을, 해당 라인 생산 속도 변경을, 불량 제품에 문제가 된 부품을 교체하는 것까지 보여줬다.
스마트폰 등장과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게 됐고, 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장의 개선 방향을 찾아내 수행하고 있는 곳이 바로 암벡공장이다.
부품, 제품, 생산설비 등에 장착된 수만 개 센서가 보내는 공장의 모든 정보가 통제센터로 모아지고, 이 빅데이터 관리를 통해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적용한다. 이를 통해 생산라인을 최적운용하는 등 수집한 가치 있는 전략을 수립해 스마트하게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공장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 개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여러 개의 다른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 모습이다. 암벡공장 생산라인은 한 개 라인에서도 100개의 다른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5000만개가 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적용할 수 있기에 가능하다.
암벡공장은 ‘유럽 최고 공장’에 선정됐으며 각종 매체에서 ‘올해의 공장’으로 이름을 올린바 있다. 주당 노동시간이 35시간에 불과하지만 생산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공인된 유럽 최고 공장의 높은 생산성은 제조업과 ICT가 융합해 만들어낸 창조물이었다.
암벡(독일)=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