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슈퍼컴퓨터 수주 경쟁, 크레이와 IBM `2파전`

5년 만의 발주로 IT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수주 경쟁이 크레이와 IBM의 대결로 이뤄지게 됐다.

기상청이 지난 9일 입찰을 마감한 결과, 크레이와 IBM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크레이와 IBM은 지난 1차 입찰에도 참여한 기업들이다.

기상청은 당초 지난 3월 21일까지 신청을 받아 슈퍼컴퓨터 도입을 추진하려 했다. 이에 크레이와 IBM이 입찰에 나섰고 조건이던 경쟁입찰이 성립됐지만 보류됐다.

IBM 측이 제출한 제안서에서 누락이 생긴 탓으로, 기상청은 재입찰 공고를 냈고 지난 9일까지 다시 신청을 받았다.

한 차례 유찰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사업자 선정을 위한 본격적인 검토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제안된 내용들을 살펴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도입은 컴퓨팅 업계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프로젝트다. 기상청이 현재 운영 중인 슈퍼컴퓨터(3호기)보다 15배 빠른 기기 도입을 결정하면서 사업 규모만 600억원에 이른다. 기상청 공고에 따르면 예산은 5414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574억원에 달하고 부대비용 등을 감안하면 총예산은 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상청이 새로운 슈퍼컴퓨터 도입에 나선 건 5년 만의 일이어서 관련 기업들 입장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기회다.

그럼에도 HP 등 다른 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하지 않았던 건 프로젝트의 어려움이 고려됐다는 평가다. 슈퍼컴퓨터 업체 관계자는 “현재 있는 제품이 아닌 앞으로 나올 제품을 예측해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뛰어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사업자 선정을 통해 올해 말과 내년 신형 슈퍼컴퓨터를 도입할 예정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