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FTA 공식서명…GDP 3조 달러 규모 교역시장 탄생

한국과 호주가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서명하며 GDP 3조달러 규모의 교역시장이 새로 만들어졌다. 양국 교역 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돼 호주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우리나라의 대호주 투자자 보호를 위한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도 관철됐다. FTA 발표 후 10년간 GDP는 0.14%, 소비자 후생수준은 16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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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앤드루 롭 호주 통상투자 장관은 8일 청와대에서 한·호주 양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한·호주 FTA에 공식 서명했다. 한국과 호주 두 나라의 새 정부가 출범 뒤 처음으로 타결된 FTA다.

FTA 서명으로 호주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ASEAN), 인도, 유럽연합(EU), 페루, 미국, 터키, 콜롬비아에 이은 11번째 FTA 체결국이 됐다. 우리나라는 GDP 기준 FTA 경제영토가 세계 57.3%로 넓어졌다.

세계 12대 경제대국인 호주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와 교역액이 303억달러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 7만달러의 탄탄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FTA로 우리나라는 품목 수 기준으로 전체 수입품의 94.3%(수입액 기준 94.6%)에 대해 10년 내 관세를 철폐한다. 호주는 5년 이내에 거의 모든 품목에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이번 FTA 최대 수혜품목은 전체 수출의 20.5%를 차지하는 자동차다. 특히 자동차에서도 주력 수출품인 1000∼1500㏄ 휘발유 소형차와 1500∼3000㏄급 휘발유 중형차는 발효 직후 5%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나머지도 3년 철폐에 합의했다. 포드, GM, 도요타 등이 2016∼2017년 호주 내 자동차 생산을 중단키로 함에 따라 향후 호주 완성차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또 자동차 부품, 가전,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등 비중 있는 수출품의 관세가 즉시 철폐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FTA의 핵심 쟁점이던 ISD도 관철됐다. 지난해까지 한국의 호주 누적 투자액은 161억6000만달러로 호주의 대한국 투자(22억달러)의 7.3배에 달한다.

수입에서는 자원·에너지 부문이 안정적 수입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쇠고기 등 일부 농축산업 피해가 우려된다. 쇠고기는 현재 40%인 관세가 매년 약 2.6%씩 낮아져 15년차에 완전히 사라진다. 작년 기준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호주산 점유율은 55.6%로 절반이 넘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서명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주력 수출품의 관세 대부분이 3년 내에 철폐되기 때문에 수출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며 “향후 10년간 양국 모두 200억달러 이상의 GDP가 증가되는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양국 FTA는 양국 관계에서 역사적 순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박근혜정부에서 첫 FTA일 뿐만 아니라 우리 내각에서도 첫 FTA라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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