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입고 있으면 체열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열전소자를 개발했다. 웨어러블기기의 배터리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2~3년 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조병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이 웨어러블기기 전력 공급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입을 수 있는 열전소자’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열전소자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주는 소자다. 기존 상용 열전소자는 세라믹 기판을 이용해 단단하고 휘어지지 않으며, 무게가 무겁고 낮은 에너지 효율로 인해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활용하기가 어려웠다.
이번에 개발한 열전소자는 유리섬유를 이용해 의류 형태로 가공할 수 있고, 무게가 가볍고 전력생산 효율도 높다. 같은 무게의 기존 세라믹 기판 소자에 비해 전력생산 능력이 약 14배나 된다.
이 열전소자를 팔에 두를 수 있는 가로 세로 각 10㎝인 밴드로 제작하면 외부 기온이 영상 20도일 때(체온과 약 17도 차이가 나는 경우) 약 40㎽의 전력을 생산한다. 웬만한 반도체 칩을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상의 전체에 해당하는 면적(50㎝×100㎝)으로 제작해 입으면 약 2W의 전력을 생산해 휴대폰 사용도 가능하다.
조병진 교수는 “소자의 집적공정 최적화와 대량생산만 해결하면 2~3년 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쉽게 대량생산할 수 있어 생산단가도 현재 배터리보다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 소자를 상용화해 옷처럼 입고 다니면 전기가 생산돼 배터리가 필요 없는 휴대형 기기 시대를 열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0년부터 미래부가 지원한 기반형융합연구사업 일환으로, 연구결과는 에너지·환경 분야 최고 권위지 ‘에너지&인바이런먼틀 사이언스(Energy&Environmental Science)’ 3월 14일자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