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지진

국내외에서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국내에서 역대 4번째에 해당하는 큰 지진이 발생한데다, 칠레에서 대형 지진이 이어져 지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연이은 지진 발생은 지각변동에 따른 초대형 지진의 전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Photo Image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지진 발생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혹시나 모를 지진 발생에 대비한 대처요령은 익혀둬야 한다.

◇국내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지난 1일 새벽 4시 48분,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100㎞ 해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4번째 규모에 이르는 큰 지진이었다. 태안은 물론이고 서울과 수도권에서까지 진동이 감지될 정도였다. 다행히 먼 바다 지하 15㎞ 깊이에서 발생해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이 지점에서는 같은 날 오전 9시 25분에 진도 2.3의 여진도 있었다.

과거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로 알려졌지만, 최근 상황은 변했다. 한반도 근처에서 지진 발생이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총 90회가 넘는 지진이 관측돼, 관측 이래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발생 지진의 대부분이 서해 지역에 집중된 것도 주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서해안과 도서 지역에 정밀 지진 관측망을 구축하고, 지진 예측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상청은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하는 지진관측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서해 5개소(연평도, 외연도, 어청도, 선유도, 안마도)를 포함한 도서지방에 지진관측소 10개소 신설을 추진 중”이라며 “서해지진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서해지체 구조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의 고리’ 주목

해외에서 대형 지진이 이어지고 있어 초대형 지진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일 칠레 북부에서 진도 8.2의 강진이 발생했고, 다음날에는 진도 7.8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칠레에서 지진이 발생한지 8시간 후에는 칠레 인근의 파나마에서 진도 5.8의 지진이 일어났다. 일본에서도 3일 진도 5.3의 지진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진도 5.1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후 뉴질랜드에서도 진도 5가 넘는 지진이 일어났다.

서로 다른 지역처럼 보이지만, 이번 지진 발생지역은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속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불의 고리는 태평양 조산대 태평양판과 만나는 주변 지각판의 경계를 따라 지각변동이 활발해 화산활동과 지진이 빈번한 곳을 뜻한다. 태평양을 둘러싸고 고리 모양을 구성하고 있어 불의 고리라고 불린다. 불의 고리에 속한 칠레는 지난 2010년 대지진 등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곳 중 하나다. 불의 고리에 속한 일본 역시 지진과 화산활동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불의 고리 지역에서 연이어 대형 지진이 발생한 것을 두고 일부 지진 연구자들은 진도 8.8 이상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알프스 산맥에서 히말라야 산맥까지 이어지는 지중해-히말라야 화산대와 인도네시아 자바-수마트라 화산대, 아프리카 동부에서 아라비아 반도에 이르는 동아프리카 화산대 등도 지진이 빈번한 지역이다.

◇지진 발생시 대처

대형 지진이 내륙에서 발생하면 지각에 균열이 생기고, 건물이 붕괴되면서 큰 피해를 가져온다. 바다에서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피해는 적지만, 쓰나미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지진 피해가 워낙 막대해 세계 각국에서는 지진을 예측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정밀 관측은 가능해도, 지진 발생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예측이 어려운 만큼 평소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라면 지진 발생시 대처방법을 알아둬야 한다.

지진발생에 대비해 위험한 가구 등을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천장이나 높은 곳의 물건을 치우고, 머리맡에 깨지기 쉽거나 무거운 물품을 두지 않아야 한다. 전열기와 가스 기구 등을 단단히 고정하고, 전기배선과 가스밸브 등을 점검하는 것도 기본이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가족들이 역할을 정해두는 것도 좋다. 갑자기 대피할 경우를 대비해 비상약과 식품 등의 위치도 알아둬야 하고, 대피 후 만날 장소도 미리 정해둬야 한다.

건물 엘리베이터에 있을 때는 가장 가까운 층에서 내려야하고, 계단을 이용해 대피해야 한다. 실내에 있을 때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기보다 책상이나 테이블 아래 몸을 피하고, 지진활동이 멈추기를 기다려야 한다. 실외에 있다면 지진으로 인한 건물붕괴나 낙하물 등을 조심해야 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