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LG CNS가 만년 선두인 노틸러스효성을 제치고 업계 1위 자리에 오른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지난해 ATM 7000여대를 팔아 점유율 1위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만4000여대를 형성한 국내 ATM 시장에서 LG CNS는 50%의 점유율을 기록, 노틸러스효성을 앞질렀다. 노틸러스효성은 지난해 45%를 점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CNS가 국내 판매량에서 노틸러스효성을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그동안 국내 ATM 시장에서 효성이 1위를 놓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업계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을 전후해서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 ATM 업계는 효성, LG, 청호컴넷, FKM 4개 업체 구도였다. 당시 효성의 점유율은 30%대를, LG는 20%대였다. 그런데 효성과 LG가 ATM의 핵심 부품들을 국산화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에 2011년 청호컴넷과 FKM은 양사의 합병으로 대응했지만 상승세를 꺾는데 역부족이었고, LG는 환류식 모듈(2009년), 현금·수표 통합 입출금 모듈(2012년) 등 핵심 부품들을 잇단 개발하며 기세를 몰아 1위 자리까지 올랐다.
작년 1월 LG엔시스의 ATM 사업부를 흡수·합병해 연구개발과 마케팅·영업 조직을 한데 통합한 점도 이 같은 성과에 보탬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LG CNS 측은 “지난해는 ATM 교체시기로 특수가 있었다”고 전했다. 5% 안팎인 LG와 효성의 점유율 차이에는 우체국금융이 발주한 물량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LG CNS가 이를 독식하면서 차이를 벌렸다.
LG CNS는 국내성과를 토대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제2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평택 등을 후보지로 타당성 등을 따져보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