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삼성전자 권오현 67억, 신종균 62억…LG전자 구본준 1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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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기업 등기임원 연봉이 상여금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삼성 계열사에는 상여금이 급여보다 많은 임원이 다수 있었다.

삼성·LG·SK 등 주요 기업이 31일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품(DS)부문 부회장의 지난해 급여총액이 67억7300만원으로 등기임원 가운데 가장 많았다. 신종균 IM(IT·모바일)부문 사장이 62억1300만원,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이 50억8900만원을 지난해 수령했다.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 급여총액은 37억3400만원이었다.

공개된 급여는 권 부회장이 가장 많지만 실제로는 신종균 사장 연봉이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신 사장과 윤 사장 급여총액은 등기이사가 된 3월 이후만 계산됐기 때문이다. 등기이사 재직기간 이전 급여는 포함하지 않은 셈이다. 또 지난달 14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지난해 보수 집행실적이 339억원으로 공개돼 등기임원 4명의 평균이 8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 “상법상 등기임원 보수 집행실적과 이번에 공개된 자본시장법상의 등기임원 보수 급여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부자는 삼성전자 경영에 참여하지만, 등기임원이 아니어서 보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삼성 오너 가운데 유일하게 보수를 공개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해 호텔신라에서 30억9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43억8000만원이었다. 급여액 32억2000만원, 상여금이 11억6000만원이었다. 조준호 LG 대표이사 사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14억6700만원이었으며, LG 등기임원이었던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은 7억6900만원이었다.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은 지난해 급여로만 12억7100만원을 받았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성과급을 받지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300억원 넘게 받았다. 지난해 등기임원으로 재직했던 SK이노베이션에서 112억원, SK에서 87억원, SK C&C에서 80억원, SK하이닉스에서 22억원씩 연봉으로 받았다. 최 회장은 작년 1월부터 법정 구속된 이후 사실상 경영 활동을 할 수 없었지만 4개 그룹 계열사 등기이사 자격으로 작년 전체 기업인 가운데 가장 보수를 많이 받았다. SK와 SK이노베이션, SK C&C 등이 급여로 각각 24억원을 지급했고, SK하이닉스는 22억원을 제공해 급여로만 총 94억원을 지급했다. 상여금은 SK이노베이션 88억원, SK 63억원, SK C&C 56억원 순으로 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를 비롯한 그룹계열사로부터 140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현대차에서 56억원, 현대모비스에서 42억원, 현대제철에서 42억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에서 18억3200만원, 현대모비스에서 6억원을 받아 총급여액이 24억3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현대차 김충호 사장과 윤갑한 사장은 각각 8억9900만원과 8억9400만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박동건 사장이 급여 6억43000만원에 상여금 등 18억600만원으로 총 24억4900만원을 받았다.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기남 전 사장은 급여 6억3000만원에 상여금 등 22억2100만원으로 총액 28억5100만원을 수령했다. 삼성전기는 최치준 사장에게 지난해 급여 7억7000만원, 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한 상여금 18억6400만원으로 총 26억3600만원을 지급했다. LG화학에서는 박진수 부회장이 지난해 총급여 13억6000만원으로 가장 많이 받았다. 급여 9억6000만원에 상여금 4억원이었다. 김반석 이사회 의장은 총급여가 13억3000만원이었으며 권영수 사장과 박영기 사장은 지난해 각각 9억1000만원과 12억1000만원을 받았다. 삼성SDI는 등기이사 2명에게 35억2000만원을 지급했다. 박상진 대표이사가 20억9000만원, 김영식 경영지원실장(이사)은 10억2800만원을 수령했다. GS칼텍스 등기임원 가운데는 허동수 회장이 14억2118만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으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42억4100만원이었다.

네이버 창업 멤버인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은 급여로 6억8300만원 등 총 43억7100만원을 받았다. 김상헌 대표는 지난해 급여 7억원 등 15억82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으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21억7300만원을 받았다.

이번에 공개 대상 기업은 주권상장법인, 증권 공모실적이 있는 기업, 외부감사대상법인으로 증권 소유자 수가 500인 이상인 기업을 포함해 총 2000곳 이상이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업체 CEO스코어의 분석으로는 국내 500대 기업 중 등기임원 평균 연봉이 5억원을 넘는 곳은 176개사, 연봉 공개 대상은 536명에 달한다. 공개되는 연봉은 그해 사업연도에 지급된 보수 총액을 말한다. 급여와 상여로 나눠 기재하고 미실현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 있을 때에는 부여 현황을 기재하게 돼 있다. 이들 기업은 각 사업연도 경과 후 90일 이내에 금융위원회 등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12월 결산법인이라면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 마지막 날인 90일째가 되는 날이 3월 31일이다.

이번 첫 등기임원 연봉 공개에 대해서는 공감의 목소리가 많다. 다만 성과급 세부내역이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등기이사 연봉 공개는 경영 투명성 확보와 주주의 경영자 감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성과급의 기준이 명확치 않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상여금으로 인해 일반 직장인 연봉과 비교해서는 큰 차이가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며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위화감을 갖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배·서형석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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