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폐쇄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열풍을 몰고 온 ‘밴드’가 페이스북 안방인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밴드를 운영하는 캠프모바일이 이르면 4월 말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캠프모바일은 현지 인재를 최근 미국법인 대표로 영입한 데 이어 조직 만들기에 한창이다. 미국법인 대표는 성공한 스타트업 설립자 출신으로 투자 활동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법인이 설립되면 한국에서 활동하는 서비스 인력 상당수가 미국으로 이동한다.
미국 진출과 함께 대대적인 디자인·사용자환경(UI) 개선작업도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은 이미지를 강조한 디자인과 위아래가 아닌 좌우로 화면을 넘기는 UI가 대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밴드는 안드로이드와 iOS가 권장하는 애플리케이션(앱) 가이드라인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며 “미국 진출을 위해선 디자인·UI 업그레이드가 필수”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1800만 가입자를 확보한 밴드는 일본과 대만·태국 등지에서 인기를 끌며 글로벌 서비스 발판을 마련했다. 2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글로벌’을 기치로 설립된 캠프모바일로서는 미국은 반드시 공략해야 할 시장이다. 미국 진출은 그동안 축적한 글로벌 역량을 시험할 무대다.
밴드의 미국 시장 진출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우리나라에서 거두고 있는 성공은 네이버라는 든든한 우군의 마케팅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일본·대만 시장도 라인 도움이 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네이버와 라인 같은 유력 플랫폼 지원을 기대할 수 없어 마케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말 네이버에서 한 차례 유상증자를 받은 만큼 본사 도움을 청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에서 밴드와 비슷한 서비스라면 페이스북그룹 정도지만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는 분명히 있다”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개방형 SNS에 피로도가 높다는 점은 밴드가 파고들 틈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캠프모바일은 밴드가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큼 강력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캠프모바일 측은 “모임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인재가 모여 만든 서비스가 바로 밴드”라며 “미국 진출을 위해 오랜 시간 면밀히 현지 시장환경을 조사해왔다”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밴드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