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부터 발사체까지 전부 우리 기술로 만들어 우주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한국형 발사체’ 사업이 또 한 단계 나아갔다.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지난 2010년 준비에 들어가 2020년 발사를 목표로 추진하는 장기 과제다. 투입되는 연구개발 예산이 약 2조원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 사업이다.
우리나라 우주기술이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기초를 다졌다면 순수 우리 기술로 발사체를 개발해 성공시키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하려면 개발 단계에서 필요한 각종 시험시설, 발사 인프라가 되는 발사장, 탑재할 위성, 단계별 엔진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형 발사체는 3단형 발사체로 구성되며 총중량은 약 200톤, 길이는 47.5m다. 75톤 액체엔진을 4개 묶는 방식으로 1단을 구성하며, 2단은 75톤급 액체엔진 1기를 사용한다. 마지막 3단은 7톤급 액체엔진을 쓴다.
각 엔진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조립과 시험 등의 수많은 개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제대로 개발했는지 검증하는 시험시설도 구축해야 한다. 연소기 연소시험설비, 터보펌프 대형 상사시험설비, 터보펌프 실매질 시험설비, 엔진 조립/기능 시험설비, 엔진 지상·고공 연소시험설비 등 시험시설도 엄청나다.
지난 18일 성공한 시험은 3단 엔진에 사용될 7톤 액체엔진 연소기 지상연소시험이다. 연소기는 고온, 고압의 가스를 노즐로 분출시켜 추진력을 얻는 역할을 하는 액체엔진의 가장 중요한 구성품 중 하나다. 우주발사체 액체엔진의 주요 구성품은 연소기, 터보펌프, 가스발생기 등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번 연소시험에서 요구조건보다 좋은 결과가 나와 긍정적인 전망과 연구원의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발사체는 이번 시험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엔진 주요 구성품의 연계시험과 엔진조립 시험, 엔진 고공시험 등 수많은 시험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성능을 검증해야 한다.
내년까지 엔진 시험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2017년까지 이번 사업의 핵심이 될 75톤급 액체엔진을 개발해 시험발사와 성능검증을 할 계획이다. 이를 거쳐 최종 2020년에 우리 손으로 만든 한국형발사체를 발사하고 1.5톤급 실용위성을 600~800㎞ 저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다.
한국형 발사체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뒤에도 발사체 기술 개발은 계속된다. 2020년 이후에는 중궤도 및 정지궤도발사체 개발에 들어간다. 이에 기반을 두고 2030년까지 외국의 위성을 발사해주는 해외 발사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수십년간 개발한 기술로 상업시장에서 수익을 내겠다는 목표다. 또 2033년까지는 대형 정지궤도발사체도 개발하고 2040년까지 대형 정지궤도발사체 발사장을 구축하는 장기계획도 갖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