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통신사간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수의 영세 통신사가 나라마다 난립하면서 미국·아시아 보다 4G 등 차세대 투자가 뒤처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 지역 정치권의 압박에 따라 프랑스·스페인·독일 등 통신사의 인수합병(M&A) 통합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호탄은 프랑스가 쏘아올렸다.
프랑스 미디어 그룹 비방디는 계열사이자 프랑스 2위 통신사 ‘SFR’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을 선정해 계약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프랑스 3위 통신사 ‘브이그’는 지난주 자사 통신부문을 SFR과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프랑스 통신사 수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프랑스를 필두로 올해 이미 유럽 통신 시장의 인수 제안 금액은 500억 달러(약 53조6400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같은 기간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이뤄진 금액 중 최고다. 지난해 유럽 통신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진 인수 계약 규모는 총 1290억 달러(약 138조3912억원)로, 2005년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영국 보다폰은 이번 주 스페인 케이블 업체 ‘오노(Ono)’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100억 달러(약 10조7130억원) 조성 여부를 결정한다. 은행가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북유럽 국가 통신사를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유럽계 통신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이탈리아에서는 허치슨의 ‘3이탈리아’와 빔펠콤의 ‘윈드 텔레코뮤니카지오니’ 합병설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빔펠콤 경영진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같은 급진적 개혁은 큰 업체가 개별 국가의 작은 통신사를 흡수해 국경없는 통합적 유럽 통신사 지형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EU에는 100개 넘는 유무선 통신사가 유럽 각 국에 산재했으며 통신사 마다 ‘신규 네트워크’ 세울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스페인 텔레포니카가 네덜란드 통신사 KPN으로부터 독일 이통사 ‘에플루스(E-plus)’를 인수해 독일 최대 통신사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 최대 통신사 오렌지의 스테펀 리차드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에서 통합 움직임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며 “(통합)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